▲스토리오브서울 대선취재팀 발대식(2016년 12월 1일, 이화여대 SK텔레콤관 508호)

집을 나섰는데 인파로 북적이는 모습이 평소와 비슷했습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의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매장에 들어가려는 줄이 이어졌습니다. 도로 건너편, 대각선 방향의 ‘쉐이크쉑’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수제 버거를 즐기려는 이들이 매장 앞 도로를 메웠습니다.

같은 시간, 서울 광화문 네거리는 다섯 번째 촛불집회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한 쪽에서는 평온한 일상을 즐기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민주주의 회복을 외쳤습니다. 2016년 11월 26일의 모습을 동아일보는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군중이 대통령 퇴진을 외친 야간 집회였는데도 경찰에 연행되거나 부상을 당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이 떠난 길거리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깨끗했다. 참가자들은 일주일 뒤 다시 모일 것을 약속하고 일상에 복귀했다.” (2016년 11월 28일 1면)

강남역과 광화문을 오가며 저는 30년 전을 떠올렸습니다. 박종철 군의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분출하던 민주화 열기.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인 집권여당의 6‧29선언, 개헌, 대통령 선거. 그리고 김영삼 김대중, 두 후보의 분열로 인한 노태우 후보의 당선.

선거결과에 대한 평가와 인식은 저마다 달랐습니다. 12‧12쿠데타의 주역이 정권을 다시 잡았다며 분노하고 좌절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분명한 점은 국민의 힘으로 개헌을 쟁취했고,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았다는 사실입니다. 합법적 선거에 의한, 평화로운 정권교체의 전통이 시작됐습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쿠데타, 테러, 내전이 끊이지 않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한민국 국민은 자랑스러운 역사를 하나 더 만든 셈입니다.

<스토리오브서울>은 2016년 12월 1일, 대통령선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국민이 점점 늘어나고, 대통령 탄핵안 발의가 임박해 대선시계가 빨라진 시점에서였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결정할지 속단하기 힘들지만 대선정국은 이미 본격화됐습니다.

취재팀에는 기자 지망생, 수업을 듣거나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대학생들이 참여합니다. 현직 기자가 아니기에, 취재에 전념할 수 없기에, 기사쓰기 역량이 충분하지 않기에 <스토리오브서울>의 기사에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을지 모릅니다.

학생들은 대신 이렇게 다짐했습니다. 신선한 눈과 부지런한 발로 기사를 쓰자! 취재팀은 1~3팀으로 나뉘어 기획안을 검토하면서 현장을 다니는 중입니다. 정치, 선거, 언론과 관련된 자료를 공부하면서 말이죠. 취재와 학습을 병행하는 <스토리오브서울>의 대선취재팀에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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