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시앙(Li Xiang) 기자

※기사에 나온 특파원의 생각은 해당 언론사의 공식입장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대통령은 포용력 있는 사람이어야 해요.”

2016년 12월 30일 서울 여의도구 여의도의 차이나TV(China TV) 사무실에서 리 시앙 기자를 만났다. 2010년도부터 한국에서 생활경제 뉴스를 취재한 그녀는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삶에 관심이 많았다.

-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사건이야말로 최대 반전의 한류 드라마 같다. 주변 중국인 지인들은 한류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고 극적이라고 얘기하곤 한다.”

그녀는 중국과 한국의 정치적, 문화적 차이를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보는 현재 상황은 어떠한지 물어봤다.

- 그렇다면 시민들의 시위에 대해서는….
“중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진영의 국가이다. 그러한 배경에서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집회는 국민의 그만한 힘을 보여주는 나쁘지 않은 예라고 생각한다.”

-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시국이 시국인지라, 새로운 리더를 뽑는 일이 가장 시급하고 큰 문제인 것 같다. 사실 경제적 문제들이 맞물려있다.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급선무라고 생각된다. 이에 대해 정책이 여럿 있지만 잘 진행되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감시, 피드백이 필요하다. 젊은 층의 관심과 참여 또한 필요하다.”

외국인인 그녀에게도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는 중요하게 느껴졌다. 그렇다면 그녀는 한국의 정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 2010년부터 한국에 주재했다고 들었다. 역대 대통령 중 눈에 띄었던 사람이 있나.
“아무래도 한국에 오기 전에 언론을 통해 접한, 김대중 대통령이 인상 깊다. 대외적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만큼 한민족 통일에 보기 좋은 성과를 많이 냈던 것 같다. 경제적으로는 박정희 대통령 때 한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던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지나치게 대기업 위주였던 것 같다. 취재원들의 입을 통해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조건을 꼽자면….
“포용력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정당제도의 파벌싸움을 조절할 수 있는 친화력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결단력과 독재 사이의 중도를 지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리 시앙 기자는 한국의 정당정치가 때때로 의결을 지연시키는 당파싸움으로 보일 때도 있다고 했다. 중국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정치 구조 때문에, 그녀는 포용력 있는 리더가 한국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포용력이 정확히 뭘 의미하나.
“우선 현재 한국의 정세가 일반적인 대선이 아닌 만큼, 시국을 안정시키고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일을 하면서 한국의 서민들을 인터뷰해보면, 그들은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정말 기본적인 것이 지켜지는 삶과 나라를 바란다. 이렇게 서민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마음을 들어주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대통령이 필요하다.”

- 대통령 후보들 중 지지하거나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나.
“문재인 후보라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에서 아쉽게 패하기도 했고, 그만큼 국민의 기대를 많이 받는 것 같다.”

- 그 후보가 당선 되면 중국이나 북한과의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과거의 김대중 노무현 노선을 따를 것 같다. 북한을 포용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문재인 후보는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겠다고 언급하지 않았나. 새로운 국제 관계를 기대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한중 경제 관계에 있어 대기업에 치중하기보다 두 나라 중소기업 간의 교류와 공생 정책에 힘을 쏟았으면 한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책이나 외교 문제는 언급하지 않겠다.”

-  반세계화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나.
“아무래도 주가가 하락하거나 자본이 이탈하는 등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사실 위험이 발생할 때 그에 대한 사전 조치나 금융 당국의 정책은 미비할 때가 많다. 중국은 자본 시장이 완전히 개방된 건 아니기 때문에  직격탄이 적은 편이지만, 한국은 주의해서 대비해야 할 것이다. 중국도 트럼프에 대해서는 주의 중이다.” 

- 한국의 보수 및 진보정당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
“공산당의 일당정치로 속전속결, 단결, 합심하는 중국정치와는 달리 정책통과 과정에서 정당의 이익 때문에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안타깝다고 느낀다. 정치의 흐름에 있어 다당제가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 않도록 전반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이 중요하다.”

-  중도적 역할로서의 대통령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현재 한국의 정치는 지나치게 자기 정당의 입장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 국회의장과 대통령은 자신의 정당은 잊고 중도적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원활하게 국정이 운영될 수 있다.”

중국이라는 가깝고 밀접한 나라에서 온 경제 뉴스 특파원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이야기를 듣는 경험은 색달랐다. 한국의 소상공인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점이 인상 깊었다. 그녀의 정당정치에 대한 시각도 엿볼 수 있었다. 한국의 정당들이 서로 다른 의견들을 가지고 건강한 논쟁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아직도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았다. 인터뷰 당일 아침에야 연락이 닿아 취재를 하게 되었음에도 그녀의 따뜻한 태도가 기억에 남는다. 본인도 일반인들을 취재하던 중 거절당한 경험이 많아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며 웃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리 시앙 기자는 보다 한국 서민들의 가까이에서 그들의 시각을 담으려 노력 하는 기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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