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우알파(Atahualpa Amerise Fernandez) 기자

※기사에 나온 특파원의 생각은 해당 언론사의 공식입장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대통령은 열려있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어야 해요."

2016년 12월 23일 한국프레스센터의 외신지원센터에서 이에프이 스페인 뉴스(EFE Spanish News Agency) 소속 특파원 아타우알파 아메리세 페르난데스(Atahualpa Amerise Fernandez)기자를 만났다. 정열의 나라 스페인에서 온 그는 5년째 한국에서 취재하는 중이다. 한국에 대해, 나아가 대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 지금 대한민국의 '핫 이슈’인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흔치 않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 반응이 생각보다 크고 적극적인데, 다만 문제의 본질을 떠나 확실하지 않은 루머가 과하게 이슈화되는 면이 있다. 뇌물, 비리 등의 부패와 관련된 경제적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처벌받아야 한다.”

인터뷰 시점에는 탄핵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는데, 보도 내용과 관련하여 논란이 생겼다. 그는 본질 이외의 사사로운 이슈들보다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문제에 집중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 그렇다면 시위에 관해서는? 과한 반응 중의 하나가 이것인가.
“그렇지 않다. 내가 과한 반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과 먼 루머들이다. 시위는 시민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분노와 대통령 하야 등에 대한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 2009년부터 한국에 주재했다고 들었다. 역대 대통령 중 인상 깊은 사람은 누군가.
“사람만 봤을 때는 개인적으로 열린 사람을 좋아한다.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 중 좋아하는 사람은 딱히 없지만, 정책 면에서 보자면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개방적이고 열린 사회적 정책과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이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관점과 상충되는 정책을 서로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의 정치인을 선호한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그런 사람은 내 기준에서는 없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지양하고자 하는 아타우알파 기자는 그 중도의 어려움 또한 잘 알고 있었고, 균형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는 리더십의 부재를 안타까워했다.

-  한국의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또 다른 조건 3가지를 꼽자면?
“첫 번째, 경제 상황에 적절하고 똑똑하게 대응해 대담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 두 번째, 열린 마음과 생각으로 사회를 바꾸려는 의지 그리고 세 번째, 대북, 대중 정책에서의 균형을 뽑겠다.”

이러한 세 가지 조건은 국가의 균형과 조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그는 다시 한 번 강조했다.

- 그런 조건을 가졌다고 생각해서, 또는 다른 이유에서 주목하는 예비 후보가 있는지?
“안철수 후보. 사람들은 그가 언변에 뛰어나지 않고 카리스마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는 정치 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이뤄왔다. 성공한 학자이자 사업가이고, 그러한 성취의 경험이 정치에서도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기존 정치가의 관료주의적인 문제를 답습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는 기존의 문제를 타파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기대하고 있었다. 후보들이 헤쳐나가야 할 한국의 상황을 그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  후보들이 해결해야 할 한국의 가장 큰 문제 상황은 뭐라고 생각하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문재인 후보에 대해 사람들이 잘 알고 많이 언급한다. 그도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그의 대북 정책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국가주의(nationalism)가 지나친 것 같다. 한국 전반의 정치 상황에서 문 후보와 그의 당(민주당)과 관련해 일본과의 독도 주권과 일본해 표기 문제가 대표적이다. 근본적으로 접근해 풀어가기보다는 포퓰리즘과 선전(propaganda)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지양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  반세계화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 대선과 맞물려 어떤 영향을 끼칠까.
“한국은 동맹국과 적대국의 구분이 뚜렷해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 같다. 북한과의 관계에는 대선이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지금까지의 양상과 같이 진보측이 당선되면 조금은 친밀하게, 보수 측이 당선되면 더 적대적으로 바뀌는 것 정도가 아닐까.”

- 한국의 정당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는지.
“보수당은 위선적이고 지나치게 낡은 규율만을 주장한다. 이에 반해 진보당은 그에 대항하는 실질적인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지나치게 순진한 대북정책을 펼친다.”

대선에 관한 생각을 알려준 직후, 그는 필리핀의 마닐라로 또 다른 특파원 생활을 위해 떠났다. 마닐라에 방문하면 연락하라면서 마지막까지 ‘열린 마음으로 사이좋게 하는’ 정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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