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에서 재석률 1위를 기록한 의원들이 인터뷰 요청을 받고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에게 건넨 첫 마디는 같았다. “어쩌다 저를 찾으셨나요?”

이들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여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호근 의원(강동구), 야당에서는 국민의당 최판술 의원(중구)이었다. 두 의원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박 의원이 초선으로서 4년 동안 지킨 원칙은 경청과 질문이었다. 선배 및 동료의원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조례를 만드는지 알아야 서울시 전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1년 동안은 묵묵히 회의장에 앉아 다른 의원의 발언을 회의가 끝날 때까지 들었다. 그 뒤에는 열심히 질문했다. 시정질문의 기회가 없는 회기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쉬지 않았다. 주제도 다양했다.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반박, 누리과정 예산편성, 지역구 주공아파트 재건축 추진…. 임기 초반에는 잘 듣기 위해, 후반에는 잘 말하기 위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 박호근 의원(왼쪽)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악수하는 모습.

박 의원은 지역행사보다 의정활동에 우선순위를 뒀다. “조금은 미련하고 현명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나를 뽑아준 유권자의 대다수는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의회에서 개선책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그는 원활한 의회운영을 위해 후원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후원회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단체로 국회의원 또는 국회의원 후보자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할 목적으로 설립된다. 시의원 후원회는 2006년 폐지됐다.

시의원은 매달 521만 원을 활동비로 받는다. 이 범위에서 의정활동 홍보비를 사용해야 한다. 의정활동 보고서를 3만부 인쇄하면 100만~300만 원이 든다. 보고서를 배포하려고 아르바이트생을 4명 고용하면 1인당 일당 8만 원에 5일치 인건비 300만~500만 원이 더 필요하다. 의정활동 홍보에만 의원 활동비의 절반을 쓰기는 부담스럽다.

박 의원은 지방의원 후원회 도입을 위해 헌법재판소에 소를 제기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후원회 도입은 불법자금 수수로부터 의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시민을 위한 더 좋은, 더 많은 정책을 생산하도록 정치가 투명해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선거공약 키워드는 ‘교육과 복지특별구, 강동구 건설’이었다. 실제로 선거구 교육예산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4년을 보내 327억 원 넘는 교육예산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하면 전에 통과되지 못한 조례안을 다시 살려 내겠다”고 했다.

▲ 최판술 의원이 서울시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 의원은 원칙과 소통을 내세웠다. “처음에는 민원인과 동료의원으로부터 막힌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직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역구 주민과의 소통은 최 의원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 현장을 찾아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니 민원해결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지역행사 때문에 동료의원들이 회의장을 지키기 힘들다고 변호했다. 지역행사에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주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본회의는 서울시와 교육청의 장뿐만 아니라 관계 공무원이 모두 참석하는 만큼, 자리를 지키는 게 의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최 의원은 지하철역 출입구 10m 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조례를 대표적 활동사례로 꼽았다. 임산부와 청소년을 포함해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지하철 출입구에서 흡연해도 제재수단이 없다는 걸 알면서였다.

‘서울특별시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 개정 조례안을 발의하자 세수증가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제도가 정착하면서 의회가 선정한 ‘내 삶을 바꾼 조례’에 뽑혔다.
 
서울시 및 산하 공공기관, 교육청의 장애인 고용률이 현행법상 기준보다 낮다는 점도 지적했다. (구)서울도시철도공사가 장애인고용공단과 협약을 통해 장애인 채용 및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협약을 맺는 계기를 마련해 장애인 채용률 증가를 이끌었다.

최 의원은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거대 양당정치가 계속됐다. 그러다보니 인물보다는 정당을 보고 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시민이 소수 정당이라도 인물을 보고 투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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