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RJ Forum‧이화여대 법학연구소 회복적사법센터

주제=대학 내 분쟁해결을 위한 회복적 사법

일시=2018년 5월 4일(금) 저녁 6시 30분

장소=이화여대 법학관 104호

사회=조균석 이화여대 법학연구소 회복적사법센터장

강연=이재영(한국평화교육훈련원 원장) 강지명(서울시의회 입법조사관) 김재희(이화여대 연구교수

 

▲ 피해자를 위한 사법정의의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영 원장, 강지명 조사관, 김재희 교수.

 

대학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자율적 처리제도가 미흡하면 법정소송이 불가피하다. 가해자는 어떻게 처벌하고, 피해자를 어떻게 회복시켜야 할까. 회복적 사법(restorative justice)은 이 문제를 다루는 개념이다.

RJ Forum과 이화여대 법학연구소의 회복적사법센터가 5월 4일 마련한 세미나에서는 전문가 3명이 발표했다. 한국평화교육훈련원의 이재영 원장은 ‘대학 내에서의 회복적 정의’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현대사회가 응보적 정의에 익숙해서 가해자 처벌에만 관심을 둔다고 했다.

“어디까지 처벌하는지가 대중에겐 중요하고, 엄벌이 내려지면 거기서 관심이 끝난다. 피해자가 어떻게 회복되는지는 관심 밖이다.”

이 원장은 응보적 정의의 핵심이 피해자의 피해와 가해자의 처벌을 균등하게 하는 점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둘 다 균등을 못 느끼는 현상이 많으므로 피해자의 회복을 위해서는 가해자와 공동체의 역할을 인지하고 채워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벌을 반대하지 않지만 피해회복과 무관하면 반대한다며 학교공동체 회복위원회가 생겼으면 한다는 밝혔다. “징계위원회가 필요하지만, 학교공동체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포함되는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회복적 정의를 실천하려면 가해자는 자신이 끼친 피해를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가해자가 행위의 결과를 인지하지 못한 채 처벌하면 궁극적 목표인 변화가 힘들다고 이 원장은 말했다. 가해자의 자발적 책임은 다음 단계로, 개인과 공동체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해자는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피해회복 경험이 있어야 회복을 체감할 수 있다.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고 이것이 반영되어야 한다. 피해자를 관중위치에 머물게 하면 안 된다.”

이 원장은 대학의 안전에 대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가해자를 배제하는 방안을 안전이라 여겼는데,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공동체가 모두 참여하는 관계성에 기초해서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시의회의 강지명 서울시의회 입법조사관은 ‘고등교육에서 회복적 정의의 실천과 함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국내 회복적 사법을 다룬 연구의 대부분이 효과성에 집중한다. 캠퍼스 내 적용사례를 심층적으로 제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세미나가 캠퍼스 사례를 심층적으로 다루기보다 회복적 사법 자체에 대한 소개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회복적 사법이 단톡방 성희롱, 조별활동과정에서의 역할, 학점배분 문제 등 다양한 형태의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는 교육이자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만나는 자리에 나오게 하는 방안이 우려된다는 발언이 종합토론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강 조사관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따로 만나 충분히 대화하는 과정에서 중재자에게 신뢰가 생긴다”고 말했다.

공동체가 붕괴되는 현실에 회복적 정의가 실현가능하느냐는 질문에는 이재영 원장이 이렇게 대답했다.

“공동체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회복적 접근이 필요하다. 사법정책이나 청원 등 가시적인 결과가 점점 개인 중심으로 간다. 공동체의 빈자리에는 개인의 법적 권한만이 남으므로 회복적 접근마저 시도하지 않으면 서로의 권리만 충돌하는 사회가 된다.”

세미나에 참석한 교도관은 아동성범죄자를 무척 싫어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복적 사법을 공부하다 아동성범죄자에게 잘못을 인식시키고 사회생활을 다시 하도록 돕는 단체를 알게 됐다.

“중요한 건 수용자가 피해자에게 공감하고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일이다. 실제로 수용자들이 작업해서 벌었던 상여금을 피해자 구조단체에 전달했다. 교도소 내에서 회복적 정의를 통해 수용자의 재범을 막아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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