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오브서울의 ‘지식과 지혜’는 강연, 학술행사, 포럼내용을 기사로 쓰는 코너다. 전문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지식과 지혜를 넓히고, 기사작성을 연습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필자는 이화여대의 2018년 1학기에 ‘기사작성기초’ 수업에서 이 코너를 알게 됐다. 4월 17일부터 5월 23일까지 행사 13곳을 찾아갔고, 기사 13편을 썼다. 이 중에서 6편이 채택됐다. 시행착오와 교훈을 10가지로 정리했으니 앞으로 기사를 쓰는 학생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6. 타이핑

강연장마다 제공하는 자료의 유형이 다르다. 강연자가 언급하는 모든 통계나 인용을 담은 자료집에, 토론자의 토론문까지 배부한다. 자료가 전반적인 내용을 담았으면 모두 기록할 필요가 없다. 주목할 만한 표현만 메모하기를 권한다.

발표문 같은 자료가 없을 때는 직접 만들어야 한다. 현장에서 최대한 타이핑하되, 미처 담지 못한 내용은 녹음을 풀어서 보완해야 한다. 90분 정도의 강연을 타이핑하면 한글 10포인트로 7~8장이 나온다.

지식과 지혜를 쓰며 가장 어려움을 느낀 부분이 타이핑이었다. 속도가 느렸고, 잘 들리지 않는 말이 많아서 몇 번 씩 다시 들었다. 이런 과정이 기사작성 과정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시간이 많이 걸렸다.

7. 자료집 참고

강연자의 의도는 자료집에 나타난다. 자료집을 활용해 그대로 강연하지 않더라도 내용을 반드시 확인하길 바란다. 주장을 잘 보여주는 통계나 사례를 꼭 기사에 쓰면 좋겠다. 기사 내용이 풍부해지고 질이 높아진다.

처음에는 자료집 인용이 표절이라고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강연자의 주장임을 밝히고 활용하면 된다. 단, 자료집을 참고하되 의미를 찾는 편이 좋다. 문단 간의 유기성이 뚜렷해지고 기사가 더 쉽게 이해된다.

8. 재구성

강연 흐름대로 기사를 쓰면 시간은 줄지만 질이 떨어진다. 여러 시대를 번갈아가며 설명하거나 강연자가 다루는 내용에 선후관계가 분명하면 재구성해야 한다. 시기별로 나열하거나 강연자 순서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타이핑은 필요하지만 기사는 녹취록 정리가 아니다. 현장을 재현하는 작업과 독자의 이해, 이 두 가지를 잘 조화시켜야 한다. 현장에서 오간 내용을 잘 전달하되, 취지와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의 재구성은 허용된다.

9. 형식 갖추기

기사는 공적인 글이다. 여러 사람에게 읽히므로 내용과 형식 모두가 중요하다. 외래어, 나이, 어미, 인용문을 정리하는 방법이 궁금하면 신문을 참고하면 된다. 종이신문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강연자, 사회자, 토론자의 소속과 직책은 정확히 표기해야 한다. 자료집에는 강연자의 소속만 나오는 경우가 많다. 홍보 포스터나 자료집의 정보가 부족하면 공식 홈페이지 같은 곳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10. 피드백

기사는 스토리오브서울에 게재된다. 수정과정에서는 틀린 사실을 바로잡고, 어색한 표현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문단을 삭제한다. 처음 보낸 기사와 최종 게재된 기사를 비교하기를 바란다.

필자는 두 원고를 하나하나 대조했다. 바뀐 어순과 조사까지 확인했다. 통과된 여섯 편의 기사를 통해 비슷한 실수를 반복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한 덕분에 수정된 부분이 줄었다. 내 스스로가 조금씩 발전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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