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페이스북은 저희의 제1플랫폼이 아닙니다.” 스브스뉴스의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스브스뉴스팀 하현종 팀장이 내놓은 답변이다.

스브스뉴스의 주요 5대 플랫폼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SBS 뉴스 홈페이지다. 기존 핵심 플랫폼은 페이스북이었지만, 이제 유튜브가 1순위가 됐다. 카드뉴스로 대표되는 이미지 중심에서 영상을 주력으로 하는 콘텐츠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다.

그 배경은 수용자 이용시간과 맞물려 있다. 앱 조사기관 와이즈앱이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한 달간 유튜브 총 사용시간은 257억 분으로, 네이버(126억분)의 2배 이상이었다. 페이스북은 42억 분에 그쳤다. 2016년 3월에 같은 조사에서 한국인의 유튜브 총 사용시간이 79억 분이었던 점을 보면, 2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하 팀장은 “이미지가 아닌 영상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굳이 수용자 조사가 없어도 감각만으로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스브스뉴스의 구조 개편 방향과도 맞닿아있다. 스브스뉴스는 지난해 12월 다른 SBS의 뉴미디어 부문 서비스 비디오머그와 SBS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 관리 자회사인 SBS아이앤엠이 통합한 ‘디지털 뉴스랩’ 자회사로 독립했다. 스브스뉴스에서 일하는 에디터 직책을 본사에서 고용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12월 25일 이주상 SBS 디지털뉴스랩 대표는 미디어오늘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프리랜서와 인턴 중심이기 때문에 전문 인력화를 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자회사 설립을 통해 비정규직 인력 중 필수 인력을 중심으로 정규직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스브스뉴스팀 사무실. 영상제작 단계에 맞춰 자리를 배치했다.

하지만 자회사 설립보다 스브스뉴스는 조직 내부구성을 바꾸는데 더 힘을 쏟았다. 하 팀장은 “기존의 스브스뉴스는 카드뉴스를 만드는데 특화돼있었다. 영상콘텐츠를 만드는 집단으로 체질개선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8일 찾은 스브스뉴스 사무실은 기획제작팀, 영상팀, 인 뎁스(in depth)팀, 디자인팀 등 영상제작 단계처럼 배치됐다.

약 5개월 동안 조직을 바꾼 스브스뉴스의 변화는 최근 콘텐츠에 잘 드러난다. 6월 1일부터 14일까지 게재된 콘텐츠를 보면 총 48건 중에서 영상이 37건, 카드뉴스가 11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상 콘텐츠가 17건인 점을 보면 2배 이상 늘었다. 스브스뉴스는 앞으로 영상콘텐츠를 보충하는 형태를 제외하고, 단독 콘텐츠로는 카드뉴스를 제작하지 않을 계획이다.

페이스북에서 유튜브로 중심축을 이동한 성과도 나쁘지 않다. 스브스뉴스의 페이스북 구독자는 39만 8000명이고 유튜브 구독자는 15만 명으로 차이가 나지만 조회수는 오히려 유튜브가 높다. 지난 6월 1일부터 2주간 스브스뉴스가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공통으로 게재한 영상콘텐츠 37건의 평균 조회수를 살펴보면 페이스북이 7만 4000회 수준이고, 유튜브가 10만 6000회였다.

변화의 첫걸음을 떼는 스브스뉴스의 미래가 밝지많은 않다. 스브스뉴스의 기준에 따르면 조회수 10만 이상을 최소 선으로 보는데, 앞서 살펴본 영상콘텐츠 37건 중 9건에 그쳤다. 대박이라고 평가하는 100만 이상은 1건이었다. 통상 1회 조회에 1~3원 사이의 광고료를 배당하는 유튜브 정책상, 영상콘텐츠 자체의 유통만으로 수익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저조한 결과다.

무엇보다 유튜브 플랫폼 자체에 대한 회의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문과 방송> 6월호 ‘유튜브가 몰고 온 방송시장 변화’에서 한국방송협회 조성동 연구위원은 “수익 기준도 명확하지 않지만 광고주로부터 얼마의 금액을 받았는지 그리고 왜 더 적게, 왜 더 많이 주는지에 대한 기준도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방송 콘텐츠를 유튜브로 시청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콘텐츠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사라질 수 있다.

스브스뉴스의 고민이 수익구조라는 점과도 연결된다. DART의 경영공시정보에 따르면 SBS 디지털 뉴스랩의 1분기 영업이익은 4700만원 적자였다. 대규모집단 현황공시 자료인 탓에 매출액, 영업이익의 세부사항은 나오지 않는다.

하 팀장은 “그나마 스브스뉴스팀 자체는 흑자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수익 역시 스브스뉴스 팀 중 캠페인 파트너스팀이 외부기업과 협업에 의존하면서 나온다. 스브스뉴스의 ‘다시 만난 세대’, ‘레이바’ 등 시리즈형 콘텐츠에 자주 등장하는 소품 역시 협찬이 아니다.
 
구체적인 수익이나 목표수익에 대해서는 영업상 비밀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하 팀장은 “뉴욕타임스의 성공은 온라인 콘텐츠를 만든 것만이 아니라, 온라인 구독모델을 성공시킨 덕”이라며 “앞으로 스브스뉴스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수익창구를 늘리고, 수익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 VICE의 ‘일본의 자살 숲’

스브스뉴스는 한국의 VICE가 되려고 한다. VICE는 캐나다 미디어그룹으로 지난 2012년 유튜브에 <일본의 자살 숲(Suicide Forest in Japan)>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마약(The World’s Scariest Drug)>을 게재하면서 주목받았다. 일본에서 자살자가 많은 아오키가하라 숲에 대한 이야기나 진통제나 수면제로 쉽게 처방되는 스코폴라민(scopolamine) 모두 당시 유튜브에서 다루기에는 무거운 소재였다.

VICE는 이 무거운 소재로 평균 7분 이상의 시사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유튜브 게재 영상 평균보다 3분 이상 긴 콘텐츠였지만 오히려 차별화에 성공했다. 구독자는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면서 VICE 콘텐츠의 영향력 확대에 기여했고, 이는 다시 구독자가 증가하는 선순환을 만들었다.

VICE의 콘텐츠 전략이 스브스뉴스에 유효할 지는 알 수 없다. VICE News의 유튜브 구독자는 308만 명으로 스브스뉴스의 스무 배가 넘는다. 수익도, 영향력도 콘텐츠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스브스뉴스가 상기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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