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월과 8월,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학내 커뮤니티와 단체 메시지 방은 수강신청 이야기로 가득하다. 강의신청에 모두 성공했다는 ‘올클’ 자랑부터 수강신청에 실패해 걱정이라는 불만까지 다양하다.

대학은 ‘권장학기’를 제시하고 수강신청에 반영한다. 강의를 들어야 하는 학년과 학기를 지정 또는 권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수강신청을 편리하게 만들고 전공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대학이 실시한다.

고려대나 한국외대는 전공 교과목에, 이화여대는 전공과목과 필수교양과목 모두에 권장학기를 적용한다. 한국외대 2학년 백서희 씨(20)는 “학습 방향성을 제시해 강의를 쉽게 선택하도록 도와준다”며 장점을 인정했다.

▲ 학년마다 권장학기를 제시한 사례. (출처=왼쪽부터 이화여대 한양대 숙명여대 중앙대)

하지만 융통성 없는 제도로 피해를 본다는 의견도 많다. 상명대 2학년 권현수 씨(20)는 “총학생회도 권장학기 관련 수강신청 문제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해당 학년이 듣기에 내용이 어렵거나, 실제 시간표와 학습량을 고려하지 않은 채 권장학기를 정하면서 생긴다.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은 필수교양인 나눔리더십, 우리말과 글쓰기, 고급영어, 제2외국어를 1학년 2학기에 이수하도록 정했다. 일반교양 과목에 비해 학습량이 많은 과목 4개를 한 학기에 이수해야 하니 공부량이 부담된다는 의견이 있다.

또 다른 필수교양인 ‘사회과학고전읽기’는 1학년 1, 2학기가 권장학년이다. 높은 이해력과 지식수준을 요구하기에 학생 사이에선 고학년에 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화여대 2학년 엄서희 씨(20)는 “1학년에 이 과목을 수강해 어려움을 겪은 동기를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은 전공과목도 마찬가지. 상명대 2학년 권현수 씨(20)는 “식품경영학과의 실습은 1학년 2학기에 듣도록 정했지만, 1학년에게는 어려워서 4학년 때 듣기도 한다”며 권장학기가 실제의 학습상황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권장학기에 강의를 듣지 못하고, 고학번이 돼서야 증원을 통해 듣는 일이다. 엄서희 씨는 “2학년 권장전공 강의를 놓쳐 증원신청을 하러 갔는데 고학번이 되면 강의를 들으라고 했다. 권장학년을 지정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수강허용 인원이 적으면 아예 수업을 듣지 못한다. 고려대 2학년 김지민 씨(20)는 “학년별 과목을 정했지만 인원제약이 심한 편”이라고 전했다. 교수 재량으로 증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해당 학년에 과목을 듣지 못하면 졸업이 늦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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