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 모바일 제보시스템을 통한 참여저널리즘으로 관훈언론상(저널리즘 혁신 부문)을 받았다. 2016년 말이었다. 뉴스 생산과정에서의 독자참여는 낯설지 않다. 모바일 제보 역시 마찬가지. 수상비결은 무엇일까? 3년이 지나며 시스템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관훈언론상 공적서에서 YTN은 “제보는 뉴스이고 뉴스는 곧 YTN이라는 기본적인 도식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뉴스의 강점을 살리는 방식, 사용자에게 뉴스하면 YTN을 떠올리게 하려는 전략이다.

어플리케이션 사용자가 영상을 찍어서 보내면 ‘모바일 제보 CMS(Content Management System)’로 접수된다. CMS는 페이스북, 모바일 앱, 카카오톡 등 제보창구를 통합한 시스템이다.

영상은 담당기자의 승인을 거쳐 모바일 또는 TV버전으로 나뉘어 제작된다. 이때 ‘승인’은 초상권이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부분을 블러 처리를 하거나 제작하지 않겠다고 판단하는 일이다.

▲ YTN 제보시스템 (출처=관훈언론상 공적서)

관훈언론상의 저널리즘 혁신 부분 심사 요건에는 ①콘텐츠의 저널리즘 가치와 접근방식의 혁신성 ②플랫폼(기술적 특성)의 혁신성 ③이용과 참여 유발의 혁신성을 기준으로 혁신적인 방법과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적절한 연계성, 그리고 저널리즘 관행 측면에서 참신한 시도와 도전의식이 포함됐다.

서울대 양승목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심사평에 “국내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모바일 제보시스템을 구축하여 일반시민의 뉴스생산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내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남겼다.
 
실제 YTN은 2016년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자 제보영상을 토대로 뉴스특보를 내보내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 태풍 차바를 보도할 때도 700여 건의 동영상 제보를 활용했다.

모바일 제보시스템은 YTN과 YTN 플러스의 모바일프로젝트팀이 함께 활용하는 시스템이었다. YTN은 방송보도용으로, YTN 플러스의 모바일프로젝트팀은 YTN의 온라인 매체용으로 제보영상을 가공한다.

모바일프로젝트팀은 ‘크리에이티브 제작팀’으로 바뀌었다. PD 9명, 디자이너 3명이 활동한다. 2016년에는 영상선별을 주로 했다면 현재는 1분 30초의 뉴스에 담지 못하는 내용을 7분 정도의 영상에 담는다. 서정호 팀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디자이너와 함께 어플리케이션, 웹 기획, 플랫폼 구축 같은 업무를 합니다. ‘제보 영상’이라고 알려진 영상을 만들기도 하고요. ‘3분 뉴스’, ‘제보 이거 실화냐’하는 심층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해요. 온라인과 영상 콘텐츠 관련 일을 다 맡아서 합니다.”

SBS는 보도국으로 제보가 오면 기자가 취재가치를 판단해서 현장에 나간다. 전화, 카카오톡, SNS 등 채널별로 담당자가 다르다. JTBC도 제보를 맡는 모바일팀이 따로 없고, SBS와 비슷하게 처리한다.

▲ YTN의 제보 어플리케이션 화면

서 팀장은 제보시스템으로 들어오는 영상을 보도국 사회부와 나누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내용을 기자와 PD의 영역으로 나누고 각자 취재 및 제작하는 식이다.

“2016년에는 (보도국과) 갈등이 심했어요. 예를 들어 사회부가 담당할 내용을 우리가 내보내면 사회부가 물먹거든요. 그런 부분이 좀 걱정되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습니다.”

YTN 전략은 성공했을까. 서 팀장에 따르면 1년에 1000건 정도이던 제보가 10만 여 건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제보영상을 활용하는 플랫폼도 인기다. 국내 언론사 최초로 유튜브 채널구독자가 100만을 넘었다. 페이스북 구독도 국내 1위라고 한다.

제보영상은 어떻게 뉴스를 바꿀까? YTN 플러스 크리에이티브 제작팀의 박태호 PD와 YTN 보도국 ‘돌발영상’ 제작팀의 양일혁 기자를 최근 만났다. 박 PD는 이렇게 설명했다.

“크리에이티브 제작팀에서 제보를 담당하는 사람이 두 명 있어요. 제보를 전해주면 PD 개인이 관심사에 맞거나, 개인적인 것 같지만 공감대 형성이 가능해 보이는 내용을 선정해서 취재에 들어갑니다.”

디지털뉴스국은 텍스트 기반의 기사를 작성하거나 기존 TV 리포트를 재편집하지만 크리에이티브 제작팀은 제보영상을 토대로 취재를 하는 점이 다르다. 1인 제작방식이라서 혼자서 촬영하고 대본을 쓰고 만들어서 배포한다.

박 PD는 “현장에 나가서 어떤 일인지 배경을 알게 되니까 더 깊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수상 이후의) 변화라고 생각해요. 회사 다니는 입장에서는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더 참신하고 볼만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해요”라고 말했다.

현장성에 대해서는 양일혁 기자도 비슷하게 답변했다. 24시간 뉴스채널이므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하면 바로 쓸 수 있다고 한다. 그는 11년차 기자다. 모바일 제보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과 후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현장성과 신속성을 꼽았다.

“기존 방식대로면 현장에 가는 시간 동안 (사건이) 종료될 수 있어요. 과거에는 현장을 담을 수 없었다면, 이제는 시간과 공간을 압축시켜서 전달할 수 있죠.”

4월 발생한 강원도 산불 현장 역시 YTN은 제보영상을 기반으로 가장 먼저 특보체제로 전환했다. 속초고 학생은 “친구 대부분이 YTN을 시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증이 되지 않은 영상을 내보낼 가능성도 있어서 조심스럽다고 양 기자는 말했다.

“(제보영상을 바로 활용하는 과정이) 위험성은 있을 수 있어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지진 같은 걸 봤을 때, 압도적으로 수백 건의 영상이 쏟아지는 경우에, 바쁘다보면 미처 검증이 안 될 수도 있겠죠.”

양 기자는 윤리적 검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날것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줬을 때, 시각적 자극만을 위한 활용은 아닌지를 따져야 한다는 말이다. 박 PD는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이 화질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용으로 만들면 화질이 안정적이지 않아서다.

모바일 제보시스템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서 팀장은 “영업 비밀”이라면서도 YTN만의 디지털 혁신이 있지 않을까 계속 모색한다고 했다. 그는 텍스트 마이닝과 비디오 마이닝 중에서도 비디오 마이닝에 초점을 맞췄다.

“2013년 여름 즈음에 서초동 쪽에서 특이한 현수막이 걸렸어요. 상가임대를 하는데, 비트코인으로 주겠다는 거에요. YTN에 비트코인에 대한 제보가 처음 들어왔어요. 공교롭게도 주요 언론에서 비트코인을 다루지 않는 시기였더라고요.”

양일혁 기자는 뉴스 소비자에 초점을 맞췄다. 10대나 20대는 자신의 SNS에 업로드를 많이 하는데 이들이 10년, 20년 뒤에도 제보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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