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대한언론인회‧한국언론학회‧한국체육학회
후원=문화체육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대한체육회‧서울특별시‧스포츠토토
주제=2032 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 의미와 언론의 역할
일시=2019년 6월 19일(수) 오후 2시 30분~5시
장소=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
사회=유자효 대한언론인회 편집위원장(전 방송기자클럽 회장)
발제=이재호(극동대 교수‧전 동아일보 논설실장) 정의철(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부 교수) 유상건(상명대 스포츠ICT융합학과 교수) 손환(중앙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남북은 작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단일팀 구성과 공동입장으로 평화의 물꼬를 텄다. 이어 남북정상은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개최에 협력하자는 내용을 9‧19 평양공동선언에 담았다.

2월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 의향서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전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유치의 의미를 이해하고 언론의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 대한언론인회가 한국언론학회 및 한국체육학회와 포럼을 개최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을 시작으로 차광석 한국체육학회 회장, 이재진 한국언론학회 회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축사를 했다. 이들은 체육계와 언론계가 하나의 주제로 공동주최한 포럼이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원순 시장은 “2018년 평창올림픽이 평화의 출발점이라면, 2032년 서울 평양올림픽은 평화의 종착점이다. 그 속에서 이뤄지는 것들이 통일에 절반쯤 다가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태강 차관은 “남북의 공동 올림픽 유치는 상호배려와 존중, 인류애라는 올림픽 가치를 공유하고 평화와 화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남북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해 사회, 문화, 경제 전반에서 효과를 창조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대한언론인회 포럼의 종합토론 모습. 왼쪽부터 정의철, 유상건, 손환, 이재호 교수

포럼은 박인규 대한체육회 국제본부장의 브리핑으로 시작했다. 박 본부장은 국제스포츠대회에서 언론이 선도적 역할을 한다며 많은 국가와 경쟁해야 하므로 유치계획을 구체화하겠다고 했다. 인도 뭄바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상하이, 호주 멜버른이 경쟁도시다.
 
이재호 극동대 교수(전 동아일보 논설실장)는 서울‧평양 공동개최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주제로 첫 발제를 맡았다. 이 교수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올림픽의 성화가 동시에 타오르고 꺼지는, 상징적인 사건만으로 한반도 평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는 서울‧평양 올림픽 가능성을 높게 봤다. IOC가 2014년 발표한 개혁안(올림픽 어젠다 2020)은 1국가 1도시 단독개최의 원칙을 깨고 분산개최를 허용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남북 올림픽 공동유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극복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이 교수는 북한의 과잉기대를 낮추면서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과 미국의 대북제재, 남북의 우발적 충돌, 대북 지원과 북한의 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동개최는 사실상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교수는 공동올림픽의 기대효과로 ‘4강의 교차승인’을 꼽았다. 다만 분단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 국가연합 이전의 ‘사회문화 공동체’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체육에서 시작된 남북관계 발전방안이 문화, 역사, 환경 공동체로 뻗어 나가면 그 점이 모여서 선이 되고 사회문화공동체의 기초가 된다”고 했다.

언론의 역할을 생각해보기에 앞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단일팀 보도에 대한 분석도 있었다. 정의철 상지대 교수(미디어영상광고학부)는 빅카인즈 뉴스검색을 통해 기사 263건을 세 시기로 나눴다.

▲ 평창 동계올림픽 보도내용

정 교수는 단일팀 구성배경, 남북교류와 평화에 대한 다른 시각은 당연하지만 사실과 미래전망이 제대로 녹아있는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발표저널리즘이 아니라 현장확인의 취재, 팩트 파인딩(fact finding)노력을 통해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건 상명대 교수(스포츠ICT융합학과)는 스포츠 저널리즘과 평화로 가는 여정을 언론의 역할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그는 언론보도가 주최 측의 의도와 일치하지 않았던 사례로 시작했다.

‘검은 9월단 테러’로 기억되는 1972년 뮌헨 올림픽, ‘최악의 도핑’으로 기록된 1988년 서울 올림픽이 그 예다. 그는 “언론의 보도에 국민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파성과 상업성을 뛰어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스포츠 기자들을 위해 세 가지를 제언했다. 먼저 공동올림픽과 관련한 다양한 의제를 개발하고 보도해야 한다고 했다. 다양한 보도를 접하면 국민적 합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공동개최의 당위성에 대한 다양한 논리를 제공하고 전 세계의 미디어를 설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북한과 북한의 스포츠에 대해 더 많이 알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남북이 아는 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지막으로 손환 중앙대 교수(체육교육학과)는 남북 스포츠교류의 역사를 살펴보기 위해 태동기(1948~1962) 전개기(1963~1990) 실현기(1991~2018)로 나눴다.
 
남북 스포츠교류는 북한제안으로 시작됐다. 1956년 제3차 조선노동당에서 이 문제를 언급한 이후 북한은 국내외 대회에서의 교류를 원했다. IOC 가입의 열망이 있어서다.

당시 IOC는 ‘1국가 1국가올림픽위원회’ 원칙을 고수했다. 대한민국이 1947년 먼저 가입했기 때문에 북한의 가입이 불가능했다. 이에 서독과 단일팀을 구성해 IOC 가입을 승인받은 동독의 방식을 기대했다.

북한이 1963년 IOC에 정식으로 가입하면서 남북 스포츠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가장 깊이 있는 논의를 했던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단일팀 구성을 위한 10개 사안에 합의했으나 결국 단일팀을 꾸리지 못했다.
 
손 교수는 “1990년 회담에서는 남북 공동응원이라는 결실을 본 점이 특기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후 국내외 대회에서 성과가 나왔다. 단일팀은 2018년까지 모두 6차례 구성됐고, 공동입장은 11차례 있었다.

발제가 끝나고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이태영 대한언론인회 감사가 질문했다. 그는 한국일보와 중앙일보에서 스포츠 기자로 활동했는데 스포츠 정신이 정치에 의해 훼손되는 상황을 우려하며 여기서 벗어날 방안을 물었다.
 
이에 대해 손환 교수는 스포츠가 정치에 이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스포츠가 가진 긍정적인 힘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사회자의 제안으로 윤강로 국제스포츠연구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올림픽 유치단계에서 너무 많은 루저(유치에 실패하는 도시)가 생기기 때문에, 개최도시 간 경쟁이 아니라 위원회가 선정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포럼이 끝나고 기자는 윤 원장에게 언론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 그는 UN 대북제재로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유치는 어렵다며 “언론이 국제동향을 살펴 ‘선 서울 단독 유치 후 평양과 공동유치 전략’의 타당성을 집중적으로 보도해 여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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