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FJS)의 13기 학생들은 지금까지 글로벌 스탠더드, 기사의 기초, 기획기사, 방송뉴스를 배웠다. 이제부터는 언론사 입사시험에 필요한 이슈특강과 이슈해설을 듣는다. 저널리즘 교육은 상반기로 마무리됐다.

학생들에게 가장 힘든 점은 실습기사 작성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존 언론과 똑같은, 아니 더 엄격한 기준을 지키며 취재하고 보도하느라 심신이 피곤했음을 잘 안다. FJS의 <스토리오브서울>이 실습과제를 올리는 공간이라고 해서 대충 넘기지 않았으니 고생이 많았다.

누구는 추위와 미세먼지 속에서 광화문광장을 5개월간 관찰했고, 누구는 강원도의 산불현장과 경상북도 경주의 지진현장을 찾았다. 누구는 성수대교 씨랜드 세월호 피해자를 만나 슬픈 이야기를 들었고, 누구는 기자를 만나 생생한 취재기를 들었다.

취재보도 능력은 언론사 입사시험에서 필기시험 다음에 평가한다. 학생들은 평균 10~3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실무평가에 오른다. 논술과 작문을 준비할 시간에 FJS 학생들은 취재보도를 배웠다.

저널리즘 교육과 시험 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13기 학생들이 상반기 내내 힘들어 하는 모습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FJS가 논술학원이 아니므로 설립목적(저널리즘 교육)에 충실하자는 원칙을 지키면서 생긴 일이다.

학생들에게 이렇게 강조하고 싶다.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복습하라고. 그리고 시험에서 활용할 방법을 찾으라고. 배운 내용이 생각나지 않거나 시험에 활용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으면 다시 질문하라고.

하나를 예로 들겠다. 저널리즘 교육 5개월 동안 좋게 평가받은 사례와 반대되는 사례가 있을지 모른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사례 역시 시험에서 자산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자기소개서의 대부분은 자신의 장점, 능력, 성과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좋은 점을 알려 합격하려는 글이니 이런 접근방법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문제는 장점과 능력과 성과를 세련되게, 차별화되게 보여주는데 있다.

<스토리오브서울>의 편집장으로서 기사를 검토하고 수정하면서 일부 기사를 게재하지 않았다. 언론계 용어로는 ‘킬(kill) 시킨다’고 한다.

기사가 홈페이지에 올라가지 않았으니 실패사례에 속한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취재보도를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기사가 킬되면 크게 실망한다. 여기가 포인트다! 기사의 주제와 킬된 이유를 쓰면 된다. 또 마음을 어떻게 추스르고, 다시 시작했는지를 밝히면 된다.

성적이 좋다, 합격했다, 적극적이다? 이렇게 자기소개서에서 결과만을 부각시키면 차별화할만한 내용이 줄어든다.

반대로 성공이든 실패든, 행복이든 불행이든 과정을 부각시키면 자신만의 스토리가 나온다. 전공과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 불안감, 아버지의 사업실패가 미친 영향, 기사가 킬됐을 때의 후유증. 이런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소개하기를 권한다.

언론사 시험을 2년 6개월 준비했고(백수생활 1년 6개월 포함), 기자로서 특종과 낙종을 했고, 조직의 명암과 흥망성쇠를 보았다. 가족과 친구를 멀리 떠나보냈고, 크고 작은 수술을 받았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지금의 나는 미래의 나를 만드는 중이다.

어느 학생이 말했다. “선생님의 삶에는 작문소재가 참 많네요.” 20대 학생에게 50대 선생의 삶이 극적으로 비친 모양이다. 50대 선생으로서 20대 학생에게 말한다.

지금은 가장 찬란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자신만을 위해 모든 시간을 보내는, 인생의 유일한 시기다. 이런 시절을 먼 훗날, 미소를 지으며 그리워하도록 일분일초를 아끼며 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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