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삼성언론재단‧한국언론학회‧한국기자협회
주제=정치 양극화와 언론
일시=2019년 6월 26일(수) 오후 7시~9시
장소=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강연=제임스 기어리(Jame Geary) 하버드대 니먼재단 부소장
사회=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강연이 끝나고 박성희 이화여대 교수와의 토론이 이어졌다. 정치적 양극화를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지, 언론인은 정치적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역할과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박 교수는 저널리즘과 달 항아리를 연결시켜 비유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불완전한 달 항아리가 이음새 덕분에 정체성과 모양이 유지되듯이 우리 사회 역시 불완전함과 모순이 가득하지만 이를 이어주는 저널리즘이 있기 때문에 하나의 모양이 될 수 있다.”

사회자는 기어리 부소장을 ‘은유의 대가’라고 부르면서 달 항아리 비유를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기어리 부소장은 달 항아리 이음새와 같은 연결고리가 저널리스트 역할임을 강조했다.

달 항아리는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그는 아름다움과 복잡성을 발견했다. 언론 역시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를 통해 스토리를 발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기어리 부소장은 말했다. 은유적 비유는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이고 실용적으로 설명하며, 독자가 이를 통해 어려운 개념을 편안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기어리 부소장과 박성희 교수가 토론하는 모습

우리는 대략 1분에 6개의 은유적 표현을 사용한다고 한다. 박 교수는 “은유적 표현은 단순히 장식적인 표현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인식적 틀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저널리즘에서 글쓰기가 왜 중요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물었다.

기어리 부소장은 사회이슈가 복잡해지며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나타났는데, 최근에는 SNS를 중심으로 메시지가 점점 간단해지고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모든 이슈를 SNS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했다. “저널리스트는 매력적인 글쓰기를 통해 독자가 장기적으로 스토리에 집중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는 저널리스트들이 정보를 잘 수집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훌륭한 스토리텔러의 자질을 갖출 때, 더 많은 독자를 매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SNS를 최근 미디어 생태계의 ‘스트롱 플레이어’라고 표현하면서 정치적 양극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물었다.

기어리 부소장은 SNS의 ‘즉각성’을 바탕으로 상당히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양극화를 논의하는 데 있어서 SNS는 적절한 도구가 아니라고 했다.

우리는 뉴스를 통해 비판적 시각을 생성하는데, 자신이 흡수하는 정보에 대해 한 박자 쉬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SNS 뉴스를 통해 헤드라인이나 인용구만 읽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기어리 부소장은 전류가 과도하게 흐를 때 전력이 갑자기 차단되듯 SNS에서도 거짓 정보를 막을 일종의 차단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자는 하나의 원칙, 비판적 사고를 통해 온라인 정보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

이어서 박 교수는 전 세계 언론의 공통적 문제를 ‘신뢰도 하락’으로 꼽으며, 이런 현상이 어디에서 오고,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 물었다.

기어리 부소장은 인간심리상 익숙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가깝고 더 많이 아는 대상일수록 신뢰도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는 언론의 신뢰도 역시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보도를 어떻게 하는지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의 지역 저널리즘에 대해 이야기하며 언론이 지역사회의 니즈가 무엇인지 충분히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했다.

토론이 끝나고 청중이 질문했다. 상반된 두 입장을 모두 공평하게 보도하는 일이 오히려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지 않느냐는 내용이었다. 기어리 부소장은 양측입장을 모두 보도하는 일이 실제로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지는 않는다고 했다.

“중요한 건 뉴스 가치에 대한 고민이다. 현실적으로 저널리스트는 모든 정치적 입장을 동등하게 보도할 수 없기에 무엇을 보도할지, 어떤 목소리를 대변할지에 대해 항상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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