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용답동 제2주차장에 태양광 전기차 충전소 ‘솔라스테이션’이 있다. 가로 1m, 세로 2m의 태양광 패널 23장을 가로 두 줄로 배열했다.

규모는 가로 23m에 세로 4m이며, 지상에서 4m 높이에 설치했다. 태양의 고도차에 따른 발전효율을 고려해 위쪽 패널 23장은 각도가 1도씩 높아지고, 아래쪽 패널 23장은 각도가 1도씩 낮아지도록 설계됐다.

패널 옆에는 에너지 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가 있다. 패널이 생산한 전기를 언제든지 꺼내 쓰도록 보관하는 일종의 전기 배터리다. 밑에는 완속 충전기(7kW) 1대와 급속 충전기(50kW) 1대를 설치했다. 성동구가 국내 처음 설치한 태양광 전기차 충전소다.

▲ 성동구의 솔라스테이션 (출처=성동구청)


기자가 방문한 8월 2일부터 4일, 무더위에도 많은 시민이 솔라스테이션을 찾았다. 직장인 홍동희 씨는 “무료인 점이 가장 좋다. 완속 충전기는 너무 느리니 급속 충전기를 2대 설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형 씨는 “충전기 대수가 너무 적어서 불편하다. 완속 충전기에 케이블이 없어서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시설은 2017년 서울시의 자치구 신재생 특화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성동구는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자체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 전력을 전기차에 직접 공급하는 국내 최초의 에너지 신사업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성동구가 7월 19일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한국에너지공단), 서울시(서울에너지공사) 등에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나온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국내 최초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전기차 충전 모델로, 미래에 미세먼지 감축 사업, 에너지 분야 신사업 등에서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김진형 씨가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의 실효성에 몇 가지 의문이 있다. 우선 시설을 짓는데 약 200㎡(60평)의 부지와 3억8700만 원이 들었지만 충전기는 2대뿐이다. 설치비는 급속 충전기가 4500만 원, 완속 충전기가 300만 원이다.

솔라스테이션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태양광 발전기술은 완속 충전기 1대에만 적용됐다. 게다가 태양관 활용효율이 낮다.

성동구가 7월 30일 배포한 자료를 보면 완속 충전기보다 급속 충전기의 이용건수가 훨씬 많다. 현대자동차와 쉐보레의 전기차를 완전히 충전하는데 급속 충전기는 1시간, 완속 충전기는 8~10시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다.
 
이용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도 있다. 박민우 씨는 “요즘에는 급속 충전기가 많고, 충전구도 DC콤보(국가표준형) 2개짜리를 써서 전기차 2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충전구가 하나라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전기차 커뮤니티 ‘전기차 동호회’에도 여러 불만 사항이 올라왔다. 아이디 ‘김박I니로EVI서울’은 “나름 ‘솔라스테이션’인데..충전기 달랑 2기인가요..--;”라고 적었다. ‘굿라이딩I볼트I서경’은 “성동구에서 언론용으로 만든 충전소입니다. 화려함과 달리 초라하다는...급속 1대, 완속 1대 충전케이블 없고 급속은 자주 오류가 있으니 참고하세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건국대 안형근 교수(전기·전자공학부)는 “솔라스테이션은 환경과 디자인까지 고려한 상징적인 태양광 발전시설”이라면서도 “완속 충전기 1대만 태양광 발전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낮다”고 말했다.

성동구의 이경택 대기관리팀장은 솔라스테이션이 ‘운영 단계의 시설’이라고 말했다. 완속 충전기 2대를 추가로 설치하고, 3년 이내 유료화할 계획이다. 경기도 도시관리공단은 성동구 솔라스테이션보다 한 단계 발전된 모델을 개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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