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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탐방 (8) 샐러드볼 국가, 인도네시아

기사승인 2020.02.09  17: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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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의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우마르 하디 인도네시아 대사를 만났다. 작년 12월 26일이었다. 대사관은 작은 인도네시아였다. 인도네시아의 원목조각과 그릇, 전통 악기가 1층에 가득했다.

하디 대사는 “최근 5년 간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교류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양국 교역액은 200억 달러 수준. 최근 아세안 포럼에서 양국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타결했다.

▲ 우마르 하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하디 대사는 “역사적으로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같은 궤적을 밟았다”고 말했다. 한국 광복절은 8월 15일, 인도네시아 광복절은 8월 17일이다. 한국은 일본을, 인도네시아는 유럽의 통치를 경험했다. 이후 군사독재시기를 거쳐 민주화를 이뤘다.

“아시아에서 민주주의, 시장개방의 같은 가치를 공유한 나라는 흔치않다. 역사도 가치관도 공통점이 많은 만큼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는 앞으로 더 가까워질 것이다”

실제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교류는 민간영역으로 넓어지는 중이다. 하디 대사는 “현재 한국인 6만 여명이 인도네시아에, 인도네시아인 4만 여명이 한국에 있다”고 설명했다.

장벽은 없을까. 한국근무 3년째인 하디 대사는 문화장벽이 더 이상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는 정보에 쉽게 접근한다. 가보지 않고도 유튜브로 다른 국가를 들여다볼 방법이 생겼다.”

인도네시아인은 경북 구미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유튜버 영상으로 한국문화를 예습한다고 했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나 추운날씨를 미리 알고 오는 많은 만큼 적응이 빠르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개방성은 한국과의 교류에 유리하다. 하디 대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지내는 한국교민이 현지에 쉽게 정착한다고 했다. 한국을 찾은 인도네시아인 역시 마찬가지.

인도네시아는 환대의 국가다. 힌두교, 불교, 이슬람을 모두 경험했다. 섬이 1만 7000개에 이르는데 각각의 문화와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간다. 다른 문화를 포용하는 문화가 나온 배경이다.

이런 다양성을 하디 대사는 인도네시아 음식 ‘가도가도’에 비유했다. 샐러드처럼 고유한 맛을 내는 재료를 소스와 섞어 먹는 음식이다.

“수프처럼 재료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갈아 섞는 것은 다양성이 아니다.”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오늘날, 각자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공존의 해법이라고 했다.

하디 대사는 문화의 정통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발리 문화의 전도사로도 활동한다. 그는 다큐멘터리 영화 ‘발리: 파라다이스의 비트’를 2018년에 제작했다. 발리 전통악기 ‘가믈란’ 연주와 펑크 음악의 협업을 다뤘다.

하디 대사의 초대로 기자는 서울 종로구의 인사동의 한국국제민족지영화제를 찾았다. 대사가 만든 영화를 보니 둘 중 하나의 소리를 줄이지 않고 음의 빈틈을 찾아 각자의 소리를 끼워 넣었다. 동화가 아니라 조화다.

인도네시아의 공존은 ‘있는 그대로의 인정’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인이 한국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서 뿌르노 위도도 서기관(43)과 라투 율야 채라니 서기관(30)을 만났다.

▲ 위도도 서기관은 하루에 다섯 번, 기도를 잊지 않는다.

위도도 서기관은 “무슬림에 대한 한국의 이해는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라투 율야 채라니 서기관은 한국의 문화, 언어를 충분히 숙지한 덕에 한국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말했다.

위도도 서기관은 “한국에 대한 인도네시아인의 교육은 많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인도네시아 문화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디 대사는 인터뷰 내내 “(양국관계에) 잠재력이 많다”는 말을 반복했다. 실제 정치경제 교류보다 젊은 세대에서는 장벽을 무너뜨린 지 오래라는 말이다.

“어디를 가든 BTS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세계 공통주제가 생긴 거다. 이렇게 심리적 장벽이 사라진 이상 앞으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교류는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다”

그의 꿈은 두 나라에만 멈추지 않는다. 양국 관계를 제 3국에 도움이 되는 수준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두 국가만의 이슈를 넘어 세계의 화두를 함께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가 생각하는 미래지향적인 관계였다. 

 

 

 

 

변은샘 기자 storyofseoul2017@gmail.com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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