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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집 (31) 교민이 겪는 혼란

기사승인 2020.03.19  23: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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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경원 씨(50)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산다. 친정과 시댁이 있는 대구를 방문하고 미국에 2월 16일 돌아왔다. 대구에 확진자가 많이 생기기 전이다. 시민권자라서 별다른 검역 조치 없이 발열체크만 했다.

그가 입국한 날에는 미국에 확진자가 15명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겪는 불편은 없었다. 대구에 있는 70~90대의 어른들을 더 걱정했다. 응급상황이 생기지 않길 바라며 매일 안부 전화를 했다.

이런 와중에 교민사회가 잠시 어수선했다. 한국 항공사 승무원이 코로나 감염 상태로 한인 타운을 돌아다녔다는 말이 돌면서다.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의 첫 사망자는 2월 29일(현지 시간) 나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구와 경북 청도군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에서 3월 5일 사망자가 나오자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애틀 지인은 학교와 회사가 모두 원격 강의·근무를 한다고 편 씨에게 전했다. 다른 지인은 아들의 소속팀이 주관하는 수영대회가 취소됐다고 아쉬워했다. 사우스캘리포니아와 네바다의 선수 1700명이 참가하는 대회였다.

편 씨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교회나 성당은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마트는 비상물자를 확보하려는 발길로 가득 찼다. 장 보면서 사용할 카트가 없을 정도. 생수를 사려면 줄을 서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3월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장보기가 더 어려워졌다.

▲ LA 마트가 텅 비었다(편경원 씨 제공)

예전에는 12.99달러이던 마스크가 3월 5일 쯤부터 60~80달러에 팔렸다. 비상사태선포 후에는 이베이나 아마존에서 마스크가 매진됐다. 중국인 지인이 마스크를 보내주기로 했다. 지금은 미리 사둔 게 있어서 나눠 쓰려고 한다.

편 씨는 애틀랜타와 텍사스에서 지내는 두 딸을 걱정한다. “(혼란스런 상황 때문에) 슬프다. 혹시 내가 걸려서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봐 걱정스럽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하고 서로 도우면서 이겨내면 좋겠다.”

김선경 씨(52)는 인도네시아 치카랑의 교민이다. 3월 2일 전까지는 확진자가 없었다가 점점 늘어 3월 17일에 38명이 추가됐다.

김 씨의 두 아들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다. 둘째는 올해 신입생이다. 기숙사 물품, 겨울옷, 신발을 직접 가서 챙겨줄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 씨는 계속 인도네시아에 머문다. 인도네시아 입국이 금지될 수 있어서다.

한국인이 인도네시아에 가려면 건강확인서를 지참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인천∼자카르타 노선을 3월 6일부터 전면 중단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주 7회 운항을 주 3회로 줄였다.

▲ 김선경 씨가 마트 앞에서 발열검사를 받는 모습(김선경 씨 제공)

일부 교민은 비자만료 기간이 다가오자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1년에 한 번씩 비자를 갱신하고, 5년에 한 번은 다른 나라를 나갔다 와야 한다.

당일 비자갱신이 가능해서 싱가포르를 많이 다녀왔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1월 16일부터 아세안 국가에서 입국한 외국인을 14일간 자가격리토록 했다. 당일 비자갱신이 어려워졌다.

인도네시아 의료 환경은 한국보다 열악하다. 김 씨는 “가족, 가사도우미, 운전기사 등 식구가 많은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유림 씨(27)는 캐나다 알버타주 캘거리에 산다. 여기도 코로나19가 번지는 중이다. 3월 17일까지 확진자 598명이 나왔다. 3월 19일부터는 국경이 통제됐다.

사재기는 2월부터 일어났다. 음력설(2월 14일) 이후 중국인이 입국해 2주간의 자발적 격리에 들어갔다. 그 때부터 마트 물건이 동나기 시작했다. 확진자가 많지 않아서 큰 불편이나 혼란은 느끼지 못했지만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치기공사인 이 씨는 일을 못하면서 심각성을 피부로 느낀다. 서부 캐나다에서 제일 큰 치과 박람회가 3월 5~7일 열렸는데 거기서 확진자가 나왔다. 치과의사들은 자가격리를 했고 정부는 치과진료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 씨는 2주 단위로 봉급을 받아 생활한다. 일이 오래 끊기면 생계가 곤란하다. 캐나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쉬는 주민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보조금만으로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영주권 심사가 무기한 연기됐고 사재기는 더 심해졌다. 냉동식품·물·통조림 같은 식료품이나 손세정제·휴지 같은 위생용품이 매진이다. 음식점이나 상점이 임시휴업 중이라 대부분 집에만 머무른다.

이 씨는 “몇 주 전만 해도 한국을 걱정했는데 이제 내 자신을 걱정하는 처지다. 다들 무탈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희은·이준엽 기자 storyofseoul2017@gmail.com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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