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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집 (32) 교환학생, 오도 가도 못 하네

기사승인 2020.03.20  22: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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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지혜신 씨(25)는 3월 2일 학교 국제교류처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 중 아직 한국에 있으면 출국을 권유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미 스페인으로 출국한 뒤였다. 작년 말부터 바르셀로나에서 지낸다. 개강이 1월 초였기 때문. 메일을 받을 당시 스페인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지 씨는 3월 13일 다시 메일을 받았다. 프로그램 취소 및 본교 수학을 권고한다고 했다. 현지에 머물고 싶으면 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스페인 상황은 좋지 않다. 3월 17일 기준으로 확진자가 9000명을 넘었다. 카탈루냐 전 지역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그가 교환학생으로 있는 바르셀로나주립대도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은정 씨(24)도 같은 메일을 받았다. 튀빙겐대 교환학생 신분으로 독일에 머문다. “다른 친구들은 하나 둘 씩 귀국을 결정했다. 정말 혼란스럽고 어떻게 할지 모르겠는데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 이화여대 국제교류처가 교환학생 선발자에게 보낸 메일


김수정 씨(24)는 3월 16일 독일로 가려고 했다. 처음에는 3월 29일 출국편을 예매했으나 핀에어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없애며 날짜가 변경됐다. 독일의 확진자가 급증하자 김 씨는 출국을 취소했다.

독일의 대부분 대학은 개강을 연기했다. 김 씨가 방문학생으로 가려던 마부르크대는 4월 20일 개강한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방문학생을 못가면 본교로 돌아와야 하는데 휴학계를 냈기 때문에 수업을 들을 수 없다. 수강신청 기간이 지나 학점등록도 할 수 없다. 복학이 불가능한 셈이다. “방문학생을 못가면 대책이 없다. 본교 수업을 듣기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한 학기를 날리는 거다.”

방문학생 프로그램이 취소되면 그동안 지출한 비용을 날린다. 그는 이미 300만 원을 보냈다. 항공편을 취소하면서 위약금으로 40만 원을 냈다.

유럽 국가들이 국경 폐쇄나 입국 금지를 검토하며 학생의 불안감이 커지는 중이다. 출국했다가 한국에서 해당 국가를 입국금지 대상으로 정하면 돌아올 수 없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고민을 가중시킨다.

▲ 독일 콘스탄츠대는 건물을 모두 통제했다(정나영 씨 제공)

독일에 교환학생으로 있는 정나영 씨(24)는 본국으로 돌아가기를 강력하게 권고한다는 메일을 3월 16일 콘스탄츠대로부터 받았다. 학생 의사를 존중하겠지만 수업이 열린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므로 연기하거나 취소하길 권유한다는 내용.

교환학생은 ‘준비가 반’이라 불릴 정도로 준비 기간이 길다. 정 씨는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약 1년 동안 노력했다. “준비 기간이 길고 투자한 시간도 많았기 때문에 (교환학생 포기를 권고한다는) 메일을 처음 받았을 때는 많이 착잡했다.”

본교로 돌아가도 수강신청 기간이 끝난 상황. 20일 이전에 돌아가기로 결정하면 최소 6학점을 보장해준다지만 대학생이 학기당 평균 15학점을 들으므로 턱없이 부족하다.

“포기하고 돌아간다면 휴학밖에 남은 선택지가 없기에 쉽사리 마음먹고 돌아갈 수 없다. 이미 타국으로 파견이 된 학생에게 본교가 더 많은 수업을 보장하거나 유연한 정책을 냈더라면 많은 교환학생이 고민을 덜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한림대 의예과의 최다은 씨(21)는 프랑스 시앙스포릴대로 교환학생을 갔다. 4월 7일 종강을 앞뒀는데 현지의 확진자가 급증해 귀국을 결심했다.

갑작스러운 귀국으로 방세 579유로와 항공권 712유로를 손해 봤다. 교환학생 과정을 끝까지 이수하지 못했지만 귀국을 결심했다. 프랑스에서 지역 간 이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다. 그가 릴에서 파리로 이동한 다음날 대부분의 대중교통은 취소되거나 매진됐다.
 
시앙스포릴대는 학기 도중 본국으로 돌아가는 교환학생을 위해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 학점을 인정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 최 씨는 불안한 마음이 크다.

한림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복학을 원하면 등록과 수강신청을 도와준다. 그러나 일부 학교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많은 학생이 결정하지 못하고 오도 가도 못하는 이유다.

 

 

 

 

김남명 기자 storyofseoul2017@gmail.com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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