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저널리즘스쿨(YJS) 학생은 요즘 기획기사를 배운다. 문장의 기초, 기사의 기초에 이은 심화과정이다.

내가 담당하는 반은 지금까지 기획기사의 개념과 유형을 이론적으로 다뤘다. 후반부에서는 국내외 기획기사를 읽으며 토론한다.

국내언론의 기획기사는 소재와 작법면에서 정형화됐다고 생각한다. 미국언론의 기획기사를 공부하려는 이유다. 퓰리처상 수상작을 읽으면 감탄할 때가 많다. 소재와 작법에 무릎을 칠 때가 많다.

수상자의 소감과 취재기를 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인내(patience)와 끈기(persistence). 두 가지는 세 가지 관계에 필요하다. 기자와 취재원, 기자와 데스크(회사), 기자와 다른 직종.

취재원이 마음을 열고, 데스크가 지원하고, 사진기자나 편집기자가 협조해야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다. 인내와 끈기를 요구한다.

솔직하고 진지한 대화가 여기에 필요하다. 취재원을 예의 바르게 대하고, 데스크에게 자세하게 보고하고, 사진기자나 편집기자를 존중해야 한다.

한국언론의 문제에서 상당 부분은 취재원과의 관계에서 생긴다고 나는 생각한다. 취재목적을 대충 말하고, 얘기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고, 신분을 속인다. 세월호 보도에서 특히 많이 드러났다.

기자와 데스크의 관계는 취재보도는 물론 조직문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서로가 대화에 소극적이고 불신하면 품질 좋은 뉴스를 만들기 어렵다. 퓰리처상 수상자가 데스크의 신뢰(confidence)와 지도(guidance)를 고마워하는 이유다.

기사에는 글 외에 사진, 도표, 영상이 들어간다. 디지털 시대, 멀티미디어 시대에 비(非) 텍스트 요소는 점점 중요하다.

뉴욕타임스의 ‘스노우 폴(Snow Fall)’을 보자. 글 사진 음성 영상 그래픽을 모두 활용, 스키어의 조난을 생생하게 재현해 2013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협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교학상장(敎學相長) 마지막 제목을 대화(對話)로 정한 이유는 기자와 취재원, 기자와 데스크(회사), 기자와 다른 직종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고 생각해서다. 저널리즘스쿨 역시 그렇다고 느낀다.

공동체가 발전하려면 언론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 품격과 실력을 갖춘 언론인이 수준 높은 언론을 만든다. 훌륭한 언론인이 많을수록 언론의 수준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서 저널리즘스쿨에 동참했다. 동아일보 기자이던 2007년부터다.

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FJS)이 윤세영저널리즘스쿨(YJS)로 발전하는데 14년이 걸렸다. 짧지 않은 세월 속에서 내가 가르치고 학생이 배웠다. 동시에 학생이 가르치고 내가 배웠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같이 발전했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의 과정에서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경험했다. 가운데 두 글자가 나로 인해 생겼다면, 앞으로는 다른 두 글자가 많아지도록 노력하겠다.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