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이미준 씨(50)는 오프라인 개학 전을 ‘패턴이 무너지고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집중을 못 하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딸 윤서 양(19·월계고3)에게 과외를 더 많이 시켰다.

주 2회이던 영어·수학 과외를 3회로 늘렸다. 공부 습관을 다시 잡았지만 과외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오프라인 등교가 탐탁지는 않다. EBS 수능 연계율이 70%임을 고려하면 고등학교 3학년은 온라인 수업을 해도 된다고 본다.
 
물론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내용이 필요해서다. 이 씨는 “(온라인 수업을 할 때) 학교마다 차이가 너무 심하다. 좋은 학교는 과목별로 하나씩 쌍방향 수업을 해서 학생이 발표하면 생기부에 적을 수 있게 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과외 시장은 활기찬 분위기. 대전의 과외 강사 서영현 씨는 4년간 학생을 가르쳤는데 이렇게 바쁘기는 처음이다. 매일 오후 3시~10시. 평소보다 과외 수요가 2.5배 늘었다. 서 씨는 “성적이 걱정되고 학원 보내기가 어려우니까 개인 과외로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는 원격수업을 하는 중인데 수준과 형식에 차이가 많다고 한다. 서 씨가 가르치는 자율형 사립고 학생은 하루 8시간, 교사가 직접 제작한 동영상으로 들었다. 부교재 내용까지 포함됐다. 일반고는 하루 3~4시간에 그쳤다고 한다.

서 씨는 “(시간부터 다르니) 퀄리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고 학생과 학부모가 개인 과외에 더욱 의존하는 이유다.

고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학부모가 서 씨의 건강 상태에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면서다. 서 씨는 “나는 지금 멀쩡하다. 앞으로도 그럴 일 없다. 여태까지도 그러지 않았다”고 매번 설명해야 했다.

서울 성동구 덕수고와 노원구 염광고, 월계고는 중간고사를 6월 말에 치렀다. 기말고사는 8월 초에 본다. 내신 반영 비율이 높은 3학년 1학기 시험을 6월과 8월에 연달아 보니까 부담이라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말했다.

입시 상담도 바뀌었다. 염광고의 장훈 교사에 따르면 고 3 담임은 카톡이나 밴드로 상담한다. 3, 4월에는 직접 만나서 하기도 했다. 학생이 부모 허락을 받고 정해진 시간에 마스크를 쓰고 했다.

▲ 거리를 두려고 책상 간격을 벌렸다. (한서연 양 제공)

취업을 준비하는 특성화고에는 3월부터 사기업이나 공기업의 추천의뢰가 들어온다. 거기에 맞춰 학교에서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준비한다. 올해는 추천 건수가 줄었다고 한다. 서류 전형에 합격한 학생은 학교에 남아서 교사와 면접을 준비한다.

서울 성동구 덕수고의 이경태 군은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학교에 가는 게 능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장훈 교사는 “선생님들이 걱정하는 건 중간계층이 없어지는 거다. 자기관리 능력이 잘 된 애들은 학원에 다니면서 잘할 거고 중하위권 아이들은 더 처지고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벌써 포기한 애들도 많다”고 걱정했다.

취재에 응한 학생 학부모 교사는 입시 일정을 더 미루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일정은 그대로 가되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군은 “SNS를 보니까 시험을 운동장 같은 곳에서 보게 하던데 그렇게 할 바에는 교실에서 보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미준 씨는 “면접이나 논술은 대학에서 시간대를 떨어뜨려 보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의 입시 박람회나 입학 설명회 역시 영향을 받았다. 이화여대 입학처는 “일정 변동으로 어렵긴 하지만 교육부와 대교협의 지침에 따라 차질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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