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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실버존

기사승인 2020.07.12  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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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한 실버존이 관리 미흡과 홍보 부족으로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 민식이법 통과 이후 스쿨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모습과 대조적이다.

실버존은 경로당·양로원·노인복지시설 등 노인 통행량이 많은 곳에서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구역이다. 정식명칭은 노인보호구역. 스쿨존과 마찬가지로 주정차가 금지되고 차량 운행속도는 시속 30㎞로 제한된다.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앞 사거리. 노인보호구역 표지판이 보인다. ‘제한속도 30’이라는 문구가 아스팔트 도로 곳곳에 새겨졌다. 하지만 운전자도 사용자도 알지 못했다.

센터를 1주일에 4, 5회 방문한다는 김헌하 씨(61)는 “복지센터 앞이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자동차도 속도를 안 늦추고 쌩쌩 달린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차량이 한눈에 보기에도 빠르게 지나갔다.

▲ 서울노인복지센터 앞의 노인보호구역 표지판

구로구 구로노인종합복지관 근처는 주차한 차량이 많았다. 실버존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었지만 운전자 대부분이 무시하는 듯 했다.

거주자우선주차구역으로 실버존에서 주차를 허용한 곳도 있었다. 주정차 차량이 운전자 시야를 가려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행자 보호 취지를 흐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버존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원인은 지자체의 관리 미흡에 있다. 과속 및 불법 주정차는 지자체가 담당하는데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지 않았으면 적발하기 어렵다.

서울시 보행정책과의 김고은 주무관은 “과속단속 카메라는 실버존 절반 정도에만 설치됐다”며 “지금까지는 실버존에 카메라를 잘 설치하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지정되는 곳에는 설치하려고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구로노인종합복지관 앞에 주차한 차량

노인 시설이라도 모두 실버존으로 지정되지는 않는다. 지자체가 알아서 관리하니 지정해야 하는 곳인데도 제외되는 사례가 생긴다.

김 주무관은 “노인 관련 시설 대표가 구청에 실버존을 신청해야 시에서 지정한다”고 했다. 같은 노인복지관이지만 어떤 곳은 실버존이고 어떤 곳은 아닌 이유다.

용산구 청파노인복지센터 인근 골목길. 주택이나 상가를 찾는 차량이 좁은 길 사이를 오갔다. 고령의 보행자를 각별히 보호해야 하는지만 근처 어디에도 실버존을 알리는 표지판은 없었다.

운전자 김예진 씨(26)는 “스쿨존은 익히 들어 알지만 실버존, 노인보호구역은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택시 운전자 윤영중 씨(55)는 “기사들이 1년마다 보수교육을 받지만 자가용 운전자는 이런 기회가 없다. 스쿨존처럼 우편물이나 방송을 통해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교통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5.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3배 높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2년 5392명에서 2018년 3781명으로 감소했지만 노인 사망자의 비율은 34.6%에서 44.5%로 늘었다. 도로 위의 노인을 보호하기 위해 실버존이 중요한 이유다.

 

 

 

 

김윤정 기자 storyofseoul2017@gmail.com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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