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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논란 ① 재난지원금은 마중물?

기사승인 2020.08.03  11: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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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기본소득제도 미리 준비해야’ (6월 23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포스트 코로나 4차산업혁명 시대엔 경제 선순환을 만드는 기본소득은 피할 수 없는 경제 정책’ (6월 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이하 재난지원금)이 5월부터 지급되면서 기본소득 논란이 본격화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재난지원금을 제안한 경상대 김공회 교수(경제학과 교수)는 “재난지원금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가 기본소득 논의로 이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안효상 상임이사도 “보편적 지급 그리고 권리로서의 소득 보장을 전 국민이 경험했다는 점이 기본소득 논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을 통해 기본소득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을까. 취재팀은 6월 1일부터 3일까지 5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다. 재난지원금으로 자기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는 이들이 40명(74.1%),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는 이들이 46명(85.2%)이었다.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비율은 55.6%(30명)였다. 이들 중 재난지원금이 기본소득을 찬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은 61.1%(22명)였다.

여론조사기관의 분석 역시 비슷하다. 리얼미터가 5월 20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00명 중 71.9%는 재난지원금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반면 리얼미터의 6월 8일 조사에서는 응답자 500명 중 기본소득 찬성이 48.6%, 반대가 42.8%였다. 찬반이 오차범위에 있다.

따라서 재난지원금에 대한 긍정적 경험이 기본소득 찬성으로 곧장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재난지원금에 대한 리얼미터의 2차 여론조사에서 찬성 51.1%, 반대 40%로 거부감이 조금 높아졌다.

기본소득은 6가지 특징을 가진다. 모든 국민에게(보편성) 조건을 따지지 않고(무조건성) 지급되며, 개인마다 받을 수 있으며(개별성) 1회가 아니라 정기적이어야 하고(주기성) 현금으로(현금성) 충분한 금액(충분성)을 제공해야 한다.

▲ 기본소득 특징에 대한 이해도

취재팀의 설문에서 응답자의 86.3%(44명)는 보편성을, 68.6%(35명)는 무조건성을 이해했다. 반면 개별성, 주기성, 현금성, 충분성에 대해 인지한 응답자는 28.9%에 그쳤다. 모든 국민에게 조건 없이 지원금을 지급하면 기본소득으로 이해한다는 뜻이다.

기본소득에 대한 왜곡된 이해는 온전한 기본소득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다. 개념 자체가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안 됐고, 기본소득의 특징을 모두 충족하는 제도를 시행한 적이 없다.

기본소득과 유사한 지원금을 지급하는 광역자치단체는 14곳이다. 청년을 대상으로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인천 울산이, 농민을 대상으로 전남 전북 충남 경북 경기 강원이 지급한다. 육아지원비는 강원과 광주가 준다.

경기도의 청년기본소득은 3년 이상 계속 거주한 만 2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1년 동안 지역화폐 100만 원을 분기별로 준다. 농민수당은 2018년 전남 해남에서 시작됐다. 연간 50만~80만 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한다. 모두 개별성과 주기성만 갖췄다.

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제의 보편성과 무조건성, 두 조건만을 충족한다. 재난기본소득이라는 단어가 기본소득 개념을 왜곡할 수 있어 코로나지원금 또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기본소득제를 가로막는 요인은 많다. 근로의욕 상실에 대한 우려가 그 중 하나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실업급여가 풀린 뒤 많은 근로자가 일터로 복귀하지 않았다. 미국은 실업자에게 주당 평균 971.88달러를 지급한다.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4월 2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급이 1200달러(연봉 6만2400달러) 이하인 미국인은 일을 하지 않고 실업급여를 받는 편이 이득이다.

박명호 한국외대 교수(경제학과)는 “일부 국가에서 실험을 통해 근로의욕 상실 여부를 검증했지만 확실한 증거라고 할 만한 내용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완전한 기본소득제를 실시한 나라가 없으니까 관련 연구도 불확실하다고 본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안효상 상임이사는 “일자리가 생기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어서 (노동자는) 실업급여보다 낮은 임금의 일자리를 가지려 하지 않는다. 기본소득은 소득 유무와 상관이 없으니 노동 유인을 떨어뜨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송준혁 한국외대 교수(경제학과)는 “기본소득 논쟁은 언젠가는 일어날 불가피한 것이다.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과 복지제도 전반의 재설계와 병행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태경·류현준 기자 storyofseoul2017@gmail.com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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