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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주식열풍 ① 조기 은퇴를 꿈꾸다

기사승인 2020.08.30  19: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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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8월 13일에 2437.53으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가 장을 뒷받침하는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어서다.

2030 세대가 이 흐름을 주도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30대의 주식계좌는 1년 전보다 50% 이상 늘어났다. 이들이 주식투자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일까?

대학생 이혜연 씨(26)는 오전 7시에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켠다. 증권사를 통해 미국 주식에 투자해서 전날 종가와 보유 종목을 매일 아침 확인한다.

자투리 시간마다 주식과 관련된 유튜브와 뉴스를 찾고 기록할 만한 정보는 블로그에 적는다. 구독자가 2700명인 이 씨의 블로그 ‘반비의 경제적 자유’에는 하루 평균 2000명이 찾는다.

이 씨는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다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만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구절에 충격을 받았다. 재테크 공부를 시작한 이유다.

그는 경제 관련 도서 50권을 읽었고, 투자에 사용할 자본을 모으기 위해 1년간 휴학했다. 그리고 2019년 10월 처음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

▲ 증권사 연령별 신규계좌 현황(출처=뉴시스, 머니투데이, 세계일보)

20대는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신규 계좌 개설 고객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주린이’라는 단어가 2019년 3월 언론에 나올 정도.

외신도 주목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홍콩발 칼럼(Cub Investors, Taking Cues From YouTube Gurus, Help Hoist Korean Stocks)에서 “불황을 겪는 한국의 젊은 세대가 주식을 통해 격변하는 시장에서 수익 창출을 희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자는 주식에 투자하는 20대 10명을 7월 20일부터 7월 24일까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대학생인 이현기(21) 신가을(21) 정해윤(23) 조현아(24) 여 모씨(24) 이동혁(25) 홍진석(25) 이혜연 씨(26). 취업준비생인 이신혜(25) 조현진 씨(28). 투자 성향이 독특하거나 규모가 크면 전화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혜연 씨는 이들 중 유일하게 미국 주식에만 투자를 한다. 국내 주식은 안정성이나 성장성이 높은 주식이 없다고 생각해서다. 100만 원으로 시작해 현재 500만 원까지 늘렸다. 7월 말 현재 시드머니 기준 20%, 8월 11일에는 30% 정도의 수익률을 올렸다. 애플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 이혜연 씨의 주식 수익률(출처=이혜연 씨 블로그)

투자 원칙을 묻자 이 씨는 “우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1, 2등 기업에 집중하는데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세웠다. 주식을 구매할 때마다 충분히 공부하고 확신이 있는 종목만 구매한다”고 말했다.

지금 전공과 관련된 분야로 취업을 준비하는데 40살 이전에 퇴직하는 게 목표다. 일하면서 재테크로 자산을 어느 정도 형성한 다음에는 여유롭게 살고 싶어 한다. 그는 “너무 열심히는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혜연 씨는 파이어(FIRE)족을 꿈꾸며 주식을 비롯한 재테크를 한다.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을 토대로 자발적 조기 은퇴(Retire Early)를 추진하는 사람을 말한다. 30대 말이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는 조기 은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이 씨는 20대가 주식시장에 발을 들인 계기로 동학개미운동과 불안감을 꼽았다. 코로나 위기로 주식이 크게 하락하자 그동안 관심이 없던 분까지 투자에 뛰어드는 것 같다는 말이다.

“특히 20대의 경우 나날이 좁아지는 취업문에 희망이 없고, 취업이 된다고 해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부동산 가격에 내 집 마련은 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드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몇 년 전 비트코인 열풍으로 돈을 번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어차피 힘든 세상, 이번엔 나도?’라는 생각도 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이번에 대화를 나눈 20대 투자자의 절반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주식투자의 계기로 꼽았다. 현재의 경제정책 아래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서다.

정해윤 씨는 “한때 욜로 열풍이 불었다면 요즘 트렌드는 짠테크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20대는 평생 돈을 벌어 서울에 집을 한 채 살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러다 보니 목돈이 없는 사람은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혜연 씨는 “투자를 시작하기 전 먼저 가계부 쓰기, 지출 통제, 절약 및 저축의 단계가 선행돼야 한다. 이후 관련 책을 읽고 기업 공부를 한 다음에야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남대 소비자학과의 김민정 교수(한국금융소비자학회 운영이사)는 7월 24일 기자와 이메일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부족한 자금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부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으나, 20대 투자자는 안정적인 소득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산의 양극화를 뛰어넘으려는 계층사다리의 도구로서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이나 암호자산 등 고수익 투자 대안에 계속 관심을 두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김 교수는 시장의 긍정적 시그널에만 집중하지 말고, 위험 및 손실을 측정하고 최악의 상황을 예측하도록 지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으로는 개인 투자자가 가치 투자와 사회적 책임 투자를 고려하도록 투자 태도의 측면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 storyofseoul2017@gmail.com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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