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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교수의 세계 여행기 ㉑ 일본은 어떤 나라일까

기사승인 2021.01.17  18: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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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제대로 소개할 수 있을까. 일본 여행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스페인 여행기를 탈고하면서 지난 한 달간 자문했던 고민이다. 일본인의 태도와 행동, 사고방식이 우리와 너무 다르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사회과학자로 인간의 태도와 행동, 희로애락의 표현은 근본적으로 같다고 가정해 왔다. 그렇게 학습했고 또 가르쳤다. 그런데 직접 만난 일본인의 모습은 너무 달랐다. 우리와 다르게 행동하는 듯 보였다. 이외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일본을 다녀갔기에 여행 칼럼 쓰기가 까다롭게 느껴졌다.

처음 가본 여행지를 소개하기란 쉽다. 본 대로 자유롭게 쓰면 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서울 여행기를 쓴다고 가정해 보자. 참으로 민망한 일이다. 일본 여행기 시작을 망설였던 이유다.

1986년 여름, 도쿄 방문을 시작으로 일본을 수십 번 다녀왔다. 첫 방문은 한국일보 로스앤젤레스 기자로 신주쿠(新宿)의 워싱턴 호텔에 사흘간 머물렀다. 올챙이 기자로 첫 해외 탐방이었다.

당시 도요타와 혼다가 미국 자동차 시장을 석권했다. 소니, 파나소닉, 히다치가 TV를 포함해 세계 가전 시장을 지배할 때였다. 그때 미국 대학이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일본의 정보사회 구상을 취재했다. (참조: 심재철, ‘첨단기술개발로 구조적 불황 깨겠다 - 2000년대 시민 생활의 질 높이는 정보사회 추진.’ 한국일보 L.A., 1986년 8월 28일, 6면)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실리콘밸리가 조성돼 애플 등 새 산업의 붐이 일어날 때였다. 일본도 나가노(長野)현에 첨단산업 공단을 만들어 정보사회를 앞당기려 했다. 그 이후로 35년이 흘렀다. 세월로만 따진다면 일제 식민기간인 35년과 같다. 그런데도 일본을 처음 탐방했을 때가 엊그제 같다.

▲ 구마모토 성곽 일부가 무너졌다.

2019년 11월 1일 금요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집에서 새벽 일찍 나섰다. 서애 류성룡 연구팀의 일원으로 사가현의 나고야(名護屋) 성터와 나고야성 박물관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인천국제공항에 오전 8시에 집합해 2박 3일의 일정으로 규슈(九州)의 후쿠오카(福岡), 구마모토(熊本), 나가사키(長崎), 사가(佐賀)현을 차례로 여행했다.

사흘 동안 달린 거리만도 300㎞가 넘는다. 규슈는 이외에도 일본 동쪽으로 태평양에 접한 오이타(大分), 미야자키(宮崎), 가고시마(鹿兒島)를 포함한 7개 현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일본의 최남단 섬인 오키나와(沖縄)현을 포함해 규슈와 오키나와가 하나의 지방으로 묶인다. 오이타현에는 지옥 온천으로 유명한 벳푸가 있다.

규슈는 일본의 큰 4개 섬 중에서 제일 남단에 위치한다. 우리는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대기한 버스를 타고 곧바로 구마모토시로 가서 구마모토성을 관람했다.

구마모토성은 임진왜란의 선봉 장수로 7년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가토 기요마사가 1601년에 건축을 시작해 1607년에 완공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건축한 오사카성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나고야(明古屋)성과 함께 일본의 3대 성으로 꼽힌다.

나고야성은 서애 연구팀의 목적지인 사가현의 나고야성과는 다르게 아이치(愛知)현 나고야시에 있다. 이 3개 성을 한두 번씩 다 방문했다. 어떤 성이 어떤 성인지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구조가 비슷하다.

한 가지 특별한 점은 천수각이다. 여러 방으로 이어지는 미로를 따라 꼬불꼬불 오르다 보면 천수각 망루에 다다른다. 주위가 확 트여서 성 아래의 경관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구마모토성의 천수 높이는 약 32m이다. 면적이 80㏊로 성곽 주위를 도는데 5㎞가 넘는다. 

▲ 구마모토성 제3천수각, 소천수각, 대천수각(위)과 가토 신사 안내판

우리가 구마모토성을 방문했을 때는 성곽 일부가 무너져 다시 쌓고 있었다. 가토는 일본이 1592년 4월(음력) 조선을 침략할 때 선봉장으로 3주 만에 한양에 무혈입성한 후 고니시 유키나가와 갈라져 함경도 쪽으로 진군했다.

만약 가토가 평양으로 진군했다면 고니시처럼 한 달이나 평양에만 머물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의주로 도망친 선조는 국경을 넘어서 명나라에 내부(來附)했을까. 조선의 역사는 어떻게 전개됐을까.

일본 열도는 크게 4개의 섬으로 구성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47개의 도도부현(都道府縣)으로 나뉜다. 전국에 43개 현이 있다.

더불어 수도인 도쿄도(東京都)와 섬 전체가 하나의 행정조직에 속하는 홋카이도(北海道), 그리고 간사이 지방의 교토부(京都府)와 오사카부(大阪府)가 독립적인 행정체계를 갖춘다. 즉 일본의 행정구역은 1도(都) 1도(道) 2부와 43개 현으로 구성된다.

일본 열도는 이렇게 47개의 도도부현과 8개 지방으로 구성된다. 혼슈를 중심으로 북쪽의 홋카이도, 동쪽의 시코쿠, 남쪽의 규슈는 섬 자체가 하나의 지방이다. 혼슈는 열도의 가장 큰 섬이자 중심이다. 한자로 본주(本州)로 쓰며 혼슈로 읽는다.

혼슈 섬은 다시 북쪽에서 남쪽으로 도호쿠, 간토, 주부, 간사이, 주고쿠의 5개 지방으로 나뉜다. 에도막부(江戶幕府) 이후 사실상 수도인 도쿄도는 간토 지방에 속한다. 간사이 지방에는 교토부와 오사카부가 위치한다.

▲ 일본의 도도부현 전도(출처=한국어 위키백과)

2011년 3월 11일 쓰나미에 이어 원전 사고가 혼슈 북쪽의 도호쿠 지방 최남단의 후쿠시마(福島)현에서 발생했다.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는 다이이치 발전소로 불리기도 한다. 도쿄에서 250㎞ 떨어진 후타와와 오쿠마시 사이에 위치한다.

우리가 방문했던 나가사키시는 제2차 세계대전 말 히로시마에 이어 두 번째로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곳이다. 나가사키현의 현청 소재지로 전통적으로 해상무역이 발달했다.

나가사키현은 13세기에 창궐했던 왜구의 거점지역이었다. 이곳에서 1571년에는 포르투갈과 무역을 개시해 일본이 서양 문물을 일찍이 받아들이게 됐다. 임진왜란의 선봉장이었던 고니시 유키나가는 세례명이 아우구스티노로 가톨릭교도다.

나가사키는 짬뽕으로도 유명하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중국의 푸젠성(福建省)에서 1899년 이주한 천핑순이란 사람이 이 요리를 개발했다. 푸젠성은 타이완 해협을 사이에 두고 타이완과 마주한다.

중국 8대 요리로 꼽히는 푸젠 요리를 바탕으로 진한 육수에 면, 고기, 어패류, 채소를 듬뿍 담아 끓인다. 면발이 쫄깃하며 푸짐하다. 메이지(明治) 시대부터 가케우동, 모리우동과 함께 일본의 3대 서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서애 연구팀은 첫날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해 구마모토성을 돌아보았다. 이어서 나가사키현으로 넘어가 운젠 유모토 호텔에서 첫날을 묵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후쿠오카 국제공항까지 거리는 652㎞로 비행시간은 1시간 40분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후쿠오카까지는 제주까지의 비행시간보다 30분밖에 더 걸리지 않는다.

▲ 운젠 휴게소에서 바라본 규슈 해안선

후쿠오카 공항에 내려 구마모토성까지 2시간 넘게 달렸다. 거리로는 110㎞다. 구마모토성에서 첫날 숙소인 운젠 호텔까지는 50㎞ 남짓으로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구마모토에서 나가사키현의 입구인 시마바라(島原) 선착장까지는 21㎞의 바다 물길로 50분 정도 페리를 탔다.

섬나라여서 건너가야 할 해로가 곳곳에 있다. 물론 자동차로 돌아서 갈 수도 있다. 기회가 되면 알래스카 연안이나 시애틀 앞바다인 푸젯 사운드에서와 같이 페리 탑승을 추천한다.

 

 

 

 

심재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storyofseoul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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