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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여정 (20) 정신장애인과 장애인복지법

기사승인 2021.04.11  18: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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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은 조현병과 조울병, 분열정동장애로 1년 이상의 치료를 받고도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힘들다. 주민센터와 구청은 장애인복지를 안내하는 1차 기관이지만 정신장애인은 재활시설을 찾기까지 발품을 팔아야 한다.

김재완 씨(48)는 서울시 은평구의 동주민센터 3곳을 3월 4일 방문했다. 갈현1동주민센터에 들어가서 장애인복지과로 향했다. 정신재활시설이 주변에 있는지를 묻자 공무원이 <2020 은평복지알리미>를 펼쳤다.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의 전화번호가 있었다.

정신장애인이 갈 수 있냐고 물었는데 공무원은 전화해야 안다고 말했다. 불광1동과 녹번동 주민센터에서도 비슷했다. 김 씨는 27년째 조현병을 앓는 중이다. 취업 알선과 컴퓨터 수업이 필요하지만 장애인복지관에는 별도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없었다.

주민센터는 구청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기자가 은평구청 장애인시설팀에 물었더니 공무원은 ‘은혜로운 집’을 알려줬다. 정신재활시설이 아니라 정신요양시설이었다.

김 씨는 “지역 연계가 지금 잘 안된다. 정신장애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평구청의 심미경 장애인정책팀장은 “정신장애 복지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보건지소에서 관리한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김재완 이돈현 씨.

다른 곳은 어떨까. 정신재활시설을 문의하자 노원구청과 노원구의 동주민센터 3곳은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알려줬다. 강서구청과 강서구의 동주민센터 3곳에 같은 내용을 물었더니 한 곳은 장애인복지관을, 나머지는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안내했다.

노원구와 강서구의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재활프로그램을 비대면으로 운영한다. 기계가 없거나 PC를 다루지 못하면 참여하기 어렵다. 강서구 장애인종합복지관에는 정신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정신장애인은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재활시설을 찾기 어렵다.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지역사회에서 중증정신질환을 관리하고, 정신질환자와 재활시설을 연계하는 보건소 산하기관이다.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지역연계를 잘하려면 정신재활시설이 많아야 한다.

정신재활시설은 2018년을 기준으로 전국에 348곳이다. 절반은 서울과 경기도에 있다. 시군구 229곳에서 105곳(45.9%)에는 정신재활시설이 없다. 서울시도 6개구(강동구 금천구 동작구 용산구 종로구 중구)는 정신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시설이 없다.

사정이 이러니 재활 서비스를 받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한다. 임대륜 씨(33)는 2018년에 정신장애인으로 등록했다. 은평구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알려준 장애인복지관으로부터 정신재활시설을 안내받았다.

임 씨는 “‘태화샘솟는집’에 예약해서 일주일 만에 상담을 받았는데 이용까지 3~4달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다른 곳을 알아봤다”고 말했다. 다른 직업재활시설을 소개 받았지만 정원이 차서 1개월을 기다렸다.

국내 정신장애인은 2019년 기준으로 10만 3000여 명이다. 같은 해 정신장애인의 고용률은 11.6%(한국장애인고용공단)로 15개 장애유형 중에서 가장 낮다.

장애인복지법 15조는 정신건강복지법과 국가유공자법 등 다른 법률에 속하는 장애인에게 장애인복지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규제한다. 정신장애인이 장애인복지법에서 보장하는 재활과 상담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

정신장애인은 2016년부터 정신보건법을 개정한 정신건강복지법을 적용받는다. 정부는 정신장애인이 장애인복지법과 정신건강복지법의 이중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장애인복지법 15조를 만들었다.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의 이한결 사회복지사(28)는 장애인복지법 15조 때문에 정신장애인이 의료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재우 서초열린세상 소장(51)은 장애인복지법에서 받을 복지를 정신보건법(정신건강복지법)이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애인복지법이 계속 발전하면서 장애인복지가 늘어날수록 정신장애인은 복지차별이 커지는 셈이다. 2000년도부터 20년 정도 지나니까 정신장애인에 대한 복지차별처럼 돼버렸다.”

보건복지부의 박문수 사무관은 장애인복지법 15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신장애인의 재활은 사회복지보다 의료적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었기 때문에 장애인복지법이 있음에도 정신장애인과 관련된 법령이 새로 만들어졌다.”

 

 

 

 

이영민 기자 storyofseoul2017@gmail.com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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