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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배달 유니온 이용했더니…

기사승인 2021.06.13  19: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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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깨비와 띵동 앱을 통해 들어오는 주문은 한 달에 한두 건밖에 안 돼요. 거의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로만 주문 들어와요.”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노모 씨의 말이다. 그는 ‘제로배달 유니온’의 참여사인 ‘먹깨비’, ‘맛있는 소리, 띵동’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한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서울시 주도로 민관이 협력해서 만든 공공 배달앱이다. ‘먹깨비’, ‘맛있는 소리, 띵동’, ‘놀러와요 시장(놀장)’, ‘위메프오’ 등 민간 배달앱 기업이 참여했다.

코로나 19로 배달 주문이 폭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월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4조 36억 원이던 음식 배달 거래액은 2020년 20조 1005억 원으로 늘었다.

배달 수요가 커지면서 가맹점의 수수료와 광고료 부담도 함께 커졌다.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요기요’, ‘쿠팡이츠’ 등의 중개 수수료는 10%를 웃돈다. 서울시는 가맹점 부담을 덜어주려고 지난해 9월 제로배달 유니온을 시작했다. 여기에 참여한 배달앱의 중개 수수료는 2% 이하다.

서울시는 제로배달 유니온에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기존의 민간 배달앱과 협력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황성원 제로페이총괄팀장은 “제로배달 유니온의 홍보나 프로모션에만 비용을 들인다”며 “저렴해진 중개 수수료를 서울시가 대신 부담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달앱 시장이 독과점인 상태에서 영세 배달앱 기업은 홍보가 어려우므로 2% 이하의 중개 수수료를 적용하는 대신 서울시 홍보망을 이용한다. 황 팀장은 “작년에 할인 프로모션을 3번 정도 했다”며 “서울사랑상품권 10% 할인은 상시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 제로배달 유니온의 지하철역 광고

효과는 있을까. 노 씨는 “먹깨비나 띵동 앱은 아는 사람만 쓴다. 홍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시장에서 가게를 하는 박란 씨(74)는 놀장 앱에 가입했다. 그는 “앱을 통해 들어오는 주문은 1주일에 1건뿐”이라며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원채 씨(39)는 “공공 배달앱을 통한 주문은 1주일에 1건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놀장 앱의 영업시간은 가맹점주가 매일 설정해야 한다. 이 씨는 “놀장 앱의 배달 영업을 잊고 있다가 오후 3시에 연 적도 있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소비자는 제로배달 유니온의 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하면 최대 10%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제로배달 유니온이 민간 배달앱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

서울 동대문역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임재희 씨(34)는 “배달 주문의 60~70%는 배달의민족을 통해 들어온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최현수 씨(27)는 “배달의민족이 가장 유명해서 그 앱만 쓴다”고 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의 할인 효과는 어떨까. 기자는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북한산보국문역 근처에서 치킨을 주문하면서 가격을 비교했다.

치킨 브랜드 ‘또래오래’는 배달의민족에서 3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했다. 또래오래 성북돈암점의 배달료는 3000원이었다. 배달의민족에서 할인 쿠폰과 배달료를 모두 적용해 1만 6000원짜리 오곡후라이드치킨 한 마리를 주문하면 1만 6000원을 내야 한다.

서울사랑상품권이 없다면 먹깨비 등 제로배달 유니온의 앱에서는 할인을 받지 못한다. 할인을 받으려면 앱(비플제로페이)을 다운로드하고 상품권을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먹깨비에 다시 들어가 상품권을 적용해야 한다.

비플제로페이에서 1만 원짜리 상품권을 구입하면 10%를 할인받아 9000원에 살 수 있다. 상품권은 1만원 권, 5만원 권, 10만원 권 등 세 종류다. 치킨이 1만 6000원이라고 해서 1만 6000원짜리 상품권을 구입하는 방식이 아니다.

▲ 비플제로페이 앱의 서울사랑상품권 구매 화면

기자는 비플제로페이 앱에 들어가 서울사랑상품권을 구입했다. 4월 27일 기준으로 강북구와 금천구의 상품권만 가능했다. 다른 자치구의 상품권은 ‘판매 완료’라고 나왔다.

비플제로페이 고객센터 상담원은 “다른 구의 상품권은 예산이 소진돼 구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언제 다시 구입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확실히 모른다. 구입이 재개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번에는 먹깨비에서 또래오래 오곡후라이드치킨 한 마리의 주문 금액을 계산했다. 1만 원짜리 서울사랑상품권을 10% 할인가(9000원)에 구입했다고 가정했다.

또래오래 성북돈암점의 배달료는 2000원이다. 1000원 할인과 배달료 2000원을 적용하니 결제 금액은 1만 7000원이 나왔다. 먹깨비보다 배달의민족 배달료가 더 비쌌지만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최종 금액은 배달의민족에서 주문할 때가 더 적었다.

기자는 4월 27일 낮 12시 30분쯤 북한산보국문역 근처에서 배달의민족, 요기요, 먹깨비, 띵동 앱에 들어가 돈까스를 검색했다.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돈까스 음식점은 400곳이 넘었다. 요기요에는 318곳이 나왔다.

띵동에서 돈까스를 주문할 수 있는 음식점은 15곳뿐이었다. 그중에서도 ‘영업준비중’이라고 나온 음식점은 5곳이었다. 먹깨비에는 14곳이 나왔는데 4곳은 ‘배달준비중’이라고 했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박현준 씨(32)는 “제로배달 유니온이 홍보뿐만 아니라 차별화 전략도 가져야 소비자가 공공 배달앱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김정유 교수(경제학과)는 “플랫폼 시장은 양면 시장이다. 한 쪽은 가맹점, 다른 쪽은 소비자 시장”이라며 “가맹점의 배달 수수료만 낮추고 소비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공공 배달앱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채연 기자 storyofseoul2017@gmail.com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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