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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그것이 알고 싶다 (3) 인물 ①

기사승인 2021.07.11  20: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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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공판은 서울중앙지법 서관 311호 중법정에서 열린다.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구속 피고인 3명이 법정에 들어선다. 김재현(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윤석호(옵티머스 전 이사) 유현권(스킨앤스킨 고문). 불구속 피고인인 이동열(트러스트올 대표)와 송상희(옵티머스 이사)도 함께 한다. 

이들은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핵심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다. 검사는 6월 8일 결심 공판에서 이렇게 말했다. “피고인 중 한 명이라도 문제를 인식하고 나왔다면 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스토리오브서울의 법원 24시팀은 5개월간 옵티머스 공판 20회를 방청했다. 기록한 자료를 모으니 A4 용지로 295쪽 분량이다. 이를 바탕으로 거미줄처럼 얽힌 인물과 혐의를 파악했다.

김 대표는 옵티머스 펀드 투자를 유치하고 투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NH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펀드를 안전한 상품이라고 홍보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는 공공기관에 95% 이상 투자하고 매출 채권을 바로 인수한다고 했다. 실제 운용은 달랐다. 옵티머스가 가진 공공기관 매출채권 대부분이 STX건설 명의였다.

STX건설의 박 모 전 대표는 김 대표와 이 대표의 부탁으로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를 발행했다고 진술했다. ‘STX건설이 수주한 관급공사의 확정 매출채권을 펀드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이 양수 받았다’는 허위 사실이 기재된 계약서였다.

옵티머스는 펀드 투자금으로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부실기업의 사모사채를 샀다. 일부는 부실기업을 거쳐 김 대표 계좌로 갔다.

“펀드 자금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기로 되어 있죠? 그 돈을 증자 대금, 개인 차용금, 예금 등으로 사용한 거 아닙니까?” (검사)
“그 내용을 알았으면 그렇게 진행 안 했을 것입니다.” (김 대표)

김 대표는 5월 25일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개인 계좌로 돈이 이체된 사실은 인정했지만 펀드 자금인 줄 몰랐다는 주장이다. 검사가 추궁했다.

“펀드 자금인 줄은 전혀 몰랐다? 운용 지시를 한 다음날 이체되는 자금도 많던데, 엔비캐피탈 대금이 사모사채 인수대금이 아닌 줄 알았다?” (검사)
“그렇게 연결해서 생각을 못 했습니다. (펀드) 자금을 제 편의를 위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
김 대표는 ‘펀드 하자 치유 문건’도 작성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정관계 고위 인사가 펀드 조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 검찰은 “김재현이 과장해서 작성했고, 금융감독원에 정관계 로비처럼 보이게 해서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호도했다”고 밝혔다.

▲ 데이터 시각화 도구(클릭 센스, Qlik Sense)로 그린 옵티머스 사건 관계망

옵티머스 펀드 자금은 생소한 법인으로 갔다.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라피크, 대부DK, 충주호유람선, 블루웨일. 금감원에 따르면 6개 법인에 펀드 자금 5268억 원이 1차로 들어갔다. 이 대표가 재직한 곳이다.

공판에서 이런 법인은 특수목적법인(SPC)이라고 불렸다. SPC는 부실채권을 매각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설립된 회사.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다. 유동화전문회사라고도 한다.

검찰에 따르면 SPC로 들어간 옵티머스 펀드 자금은 이 대표의 부동산 투자 등에 쓰였다. 4월 27일 증인신문에서 이 대표는 대부DK를 제외한 나머지 법인은 김 대표의 부탁으로 대표이사를 맡았다고 진술했다. 자금 관리는 김 대표에게 최종 결정 권한이 있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사모사채 발행 관련 상환 계획서를 보여줬을 때 이 대표는 펀드 돌려막기 정황을 처음 알았다고 진술했다. 매주 수십, 수백억씩 상환 계획이 적힌 내용을 보고 펀드가 불법으로 돌려막기 된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했다. 이후부터는 펀드 사기에 가담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김 대표로부터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받는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펀드 돌려막기 정황을) 제가 알았으면 이렇게 많은 SPC 법인의 대표를 했겠습니까?”라며 반문했다.

“(제가 사용한) 전체 금액이 투자금의 10분의 1도 안 됩니다. (김 대표가) 특정 부분을 발췌해서 제가 제일 수혜자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대표는 증거 자료를 제출해 소명하겠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STX건설 영업이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를 허위로 발행하는 일에 가담했다. 이 대표는 혐의를 부인했다. “제가 관여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김재현밖에 없습니다.”

이 대표 변호인은 6월 8일 최후변론에서 김 대표의 자금력 때문에 STX건설로부터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를 받아올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수천억 자금을 불릴 수 있는 김재현이 갑”이라며 이 대표를 통해 계약서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변론했다.

“이동열이 배움도 짧고 입도 거칠지만, 돈 욕심 없고 기업을 키우려고 노력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용한 돈은 없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윤 전 이사는 이 대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윤 전 이사는 과거 빚 때문에 채권 추심을 받고 형사 고소 압박을 받았다. 6월 8일 최후 진술에서 “살아보려 발악했고 김재현과 이동열은 이 압박에서 벗어나게 해준 형들이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혜를 어떻게든 갚겠다는 생각에 김 대표 지시를 따랐다고 진술했다.

변호사인 윤 전 이사는 법률 자문과 서류 작성을 맡았다. 옵티머스 펀드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NH투자증권, 하나은행에 보낼 법률 검토 의견서를 작성했다. 펀드 구조가 배임죄,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펀드 사기 행각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의 허위성을 인지했다고 봤다.

대역. 5월 4일 증인신문에서 윤 전 이사가 10번 이상 언급한 단어다. 김 대표를 대신해 대역을 섰다고 진술했다. 금감원 조사 직전, 김 대표 지시를 받고 펀드 사기 주범으로 위장했다는 주장이다. 옵티머스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만들어 검찰 조사를 지연시킬 목적이었다.

윤 전 이사는 대역을 맡고 김 대표로부터 처음 신임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대역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골몰했다. “PC 빼고는 다 갈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김재현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모든 것들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윤 전 이사는 ‘회의 주제’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여기에 ‘윤변 커버 시나리오’가 등장한다. 그가 주범 역할을 맡고 김 대표와 이 대표가 사업을 마무리해서 펀드 피해 복구 자금을 확보하려는 계획이었다.

반응은 엇갈렸다. 윤 전 이사 진술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적극 수용했고 이 대표는 회의적이었다. 불편함을 느낀 이 대표가 “도저히 못 듣겠다”며 회의 자리를 일찍 떠났다.

대역을 맡은 윤 전 이사가 사문서를 위조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 대표는 김 대표를 설득했다. 윤 전 이사가 혼자 감당하지 못한다며 사실대로 얘기하고 각자 한 일을 처벌받자고 했다.

김 대표는 원래 계획을 고집했다. 책임 회피에 분노한 이 대표는 “그렇게 하면 윤석호 자살할지도 모른다고, 윤석호가 한 게 아닌데 어떻게 윤석호더러 하라고 하냐”며 싸웠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증거 인멸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며 검찰과 금감원을 속이려 했다고 봤다. ‘회의 주제’ 문건에는 집행 유예 선고를 받고 사면을 위한 로비를 공모한 내용도 있었다.

피고인들은 천문학적 규모의 사회적 피해를 만들고도 책임 전가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검사는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구형 의견에서 말했다.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한 펀드에 투자하기를 원했던 피해자들에 가장 큰 피해가 있음을 기억해 주시고 엄정한 형을 선고해 주길 앙망합니다.”
검찰은 김 대표에게 무기징역 및 벌금 4조 578억 원, 자본시장법위반 관련 추징금 1조 3526억 원과 부패재산몰수법 관련 추징금 803억 원을 구형했다.

이 대표는 징역 25년, 윤 전 이사는 징역 20년을 구형받았다. 벌금과 추징금은 같았다. 검찰은 두 사람에게 각각 벌금 3조 4281억 원, 자본시장법위반 관련 추징금 1조 1427억 원, 부패재산몰수법 관련 추징금 295억 원을 구형했다.

옵티머스 피고인 5인의 1심 선고일은 7월 20일이다.

▣ 박선정·최지은 기자가 이 기사의 취재에 참여했습니다.

 

 

 

 

최호진·신다혜 기자 storyofseoul2017@gmail.com

<저작권자 © 스토리오브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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