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의 모당초등학교에서 김성은 교사를 만났다. 5월 14일 저녁이었다. “기사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보다는 그냥 제 하소연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

그는 혁신학교인 모당초로 2016년에 옮겼다. 일반 학교에서 5년 동안 근무했는데 전 학년, 전 교과에 걸쳐 교육과정을 혁신한다기에 흥미를 느겼다. 모당초는 2018년 혁신학교로 지정되기 전부터 교육과정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혁신학교와 일반 학교의 차이는 교실 게시판의 주간학습 안내문에서 볼 수 있다. 사회와 미술, 과학과 국어 등 다양한 교과를 융합해서 수업을 한다. 학생이 발표하거나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 모당초 교실

이처럼 학생 활동이 많으니 코로나 19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수업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김 교사는 예상과 달리 긍정적일 수 있다고 느낀다. 인터넷 검색이나 새로운 양식의 발표 자료 만들기와 같은 매체 활용 수업이 대표적이다.

학생은 네이버 밴드에서 출석을 체크하고 줌(Zoom) 회의실에서 수업을 한다. 조별 활동이 필요하면 줌의 소회의실과 네이버 밴드를 활용한다. 김 교사는 살아보고 싶은 행성에 대한 과학 모둠 발표 활동을 예로 들며 온라인 수업의 변화를 설명했다.

전체 회의실에서 태양계에 대해 수업을 들은 학생은 조별 토의를 위해 배정된 소회의실에서 각자 살고 싶은 행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학생들은 여기서 얻은 정보를 여러 사이트에서 검색하여 네이버 밴드를 통해 공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은 다양한 동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발표 자료를 만들었다. 이후 수업 시간에 발표했다. 자료는 네이버 밴드에서 공유하고 다른 학생이 댓글로 피드백을 하도록 설정했다.

“수업 시간에 여러 사이트에서 정보를 바로 찾고 다양한 방법으로 발표 자료를 만들어서 과거보다 풍부해진 것 같다고 느꼈어요. 평소에 학생이 어떤 내용을 배우는지 궁금해하는 부모는 네이버 밴드를 통해 수업 내용을 볼 수 있어서 이런 수업 방식을 좋아하시더라고요.”

▲ 주간학습 안내장 (김성은 교사 제공)

모든 과목을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하지는 않는다. 체육이나 미술처럼 온라인 수업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1주일에 2~3번 등교하는 날에 몰아서 한다. 김 교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적절하게 혼합하니 수업이 전보다 더욱 효과적인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부정적인 측면도 있는 법이다. 김 교사는 온라인 수업의 문제 중 하나로 가정환경 영향으로 인해 생기는 학력 격차를 꼽았다.

가정에서 학생의 생활이나 학습 습관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온라인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게임이나 유튜브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등교한다면 쉬는 시간에 도와줄 수 있지만 온라인 수업의 특성상 그럴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해결책을 계속 찾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말하는 온라인 수업의 단점은 집에만 있어서 지겹다, 밖에 나가지 못하니 몸이 무겁다고 느껴진다, 컴퓨터 화면을 장시면 봐서 피곤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초등학교 2학년 이정범 군은 온라인 수업의 장점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급식을 먹지 못하고 체육을 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운데, 교사나 친구와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지 못해서 가장 아쉽다고 했다.

김 교사는 “5학년이면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넘어가거나 자기 의견을 말해서 갈등을 줄일 수 있는 학년인데, 그게 안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툼도 잦아지고… 그래서 5학년 담임이지만 4.5학년을 지도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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