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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교수의 세계 여행기 ㉘ 도쿄 올림픽과 삿포로 마라톤

기사승인 2021.08.15  20: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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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말썽 많던 2020 하계 올림픽이 남자 마라톤 대회를 끝으로 최근 막을 내렸다. 케냐 남녀 선수가 메달을 휩쓸었던 이번 마라톤 대회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코로나 19로 1년 연기된 이번 올림픽의 설왕설래를 엿볼 수 있다.

도쿄의 8월 초 날씨는 고온다습으로 마라톤 경주에 적당치 않다. 도쿄의 오다이바 해변공원 마라톤 코스에 지열을 차단하는 도로 코팅 공사를 하다가 2019년에 여러 인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쿄 올림픽 위원회는 IOC 강권을 받아들여 500마일 북쪽의 삿포로시(札幌市) 오도리 공원(大通公園)에서 출발하는 마라톤 경기를 치렀다.

▲ 홋카이도 해안선

하지만 남자 마라톤 경기 당일인 8일에 삿포로 시내 온도가 30도까지 올라가 110명의 선수 중 76명이 완주했을 뿐이다. 여자 마라톤의 경우에는 7일 예정보다 1시간 앞당겨서 오전 6시에 경기가 시작됐다. 당시 기온이 26도에 습도가 82%였다. 여자 마라토너 88명 중에서 15명이나 중도에 포기했다.

한국 선수로는 케냐에서 귀화한 오주한 선수(33·충남 청양군청)가 출전했다. 그는 15㎞ 지점에서 허벅지 통증으로 레이스를 포기했다.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는 기록 보유자로 10㎞ 지점까지는 선두권이었다. 또 다른 유망주인 심종섭 선수(30·한국전력)가 완주해 49위로 들어섰다.

남자 마라톤 우승자는 엘리우드 킵초게(36)로 2시간08분38초의 기록으로 2016 리오 올림픽에 이어 다시 우승했다. 하루 앞서 진행된 여성 마라톤에서는 케냐의 페레스 제프치르치르(28)와 브리지도 코스게이(27)가 각각 1,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녀 마라톤을 케냐 선수가 석권해 도쿄 올림픽 폐막식에서 거행된 시상식에서 케냐 국가가 두 차례나 울려 퍼졌다.

▲ 마라톤 우승자인 킵초게(중앙; 출처=SBS)

도쿄 올림픽의 마라톤 대회를 소상히 소개하는 이유는 홋카이도(北海道)와 삿포로 마라톤 코스를 소개하기 위해서이다. 원래 이번 올림픽의 마라톤 코스는 도쿄도의 오다이바 해변공원에서 시작해 일본 수도의 관광명소인 가미나리몬(雷門), 고쿄(皇居), 조조지(增上寺), 니혼바시(日本橋)를 통과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2019년 12월에 삿포로 이전이 결정됐다.

이번 마라톤 코스는 삿포로시를 남북으로 가르는 오도리 공원에서 시작한다. 오도리 공원길을 디귿(ㄷ)으로 돌아 시내 중심부의 남쪽으로 나카지마 공원 길을 따라 도요히라강(豊平川)의 호로히라교를 건넌다.

이어 오도리 공원과 일직선으로 위치하며 코스 출발점의 맞은편인 삿포로 TV 타워를 거쳐 홋카이도대를 거쳐 출발점인 오도리 공원으로 한 바퀴를 돈다. 거기서부터 다시 삿포로 TV 타워로 직선으로 가로질러 반 바퀴 돌아서 오도리 공원 결승선에 들어가는 직사각형의 마라톤 코스이다. 삿포로를 다시 방문한다면 이 코스를 따라 달려보겠다.

▲ 삿포로 마라톤 코스(출처=IOC)

홋카이도는 일본의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으로 나뉘는 행정구역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도(道)다. 섬 전체가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도청 소재지는 삿포로다. 넓이는 약 8만㎢로 남한 면적의 80% 정도에 달한다. 세계에서 21번째로 큰 섬으로 영국 옆 아일랜드 면적과 비슷하다.

인구는 2019년 기준으로 528만 명이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96만 명이 삿포로에 거주한다. 도청 소재지를 벗어나면 미국의 알래스카처럼 곳곳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해안선과 자연림이 끝없이 펼쳐진다. 금강산에서 원산 앞바다를 내려다본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비슷한 위도에서 같은 동해를 마주 보았기 때문일까.

고려대에서 교편을 잡은 1995년 이후에 홋카이도와 삿포로를 세 번에 걸쳐 다녀왔다. 처음 방문은 1박 2일로 겨울이었다. 삿포로는 세계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도시이기도 하다. 세상이 온통 눈에 덮여서 ‘하얗다’라는 기억밖에 없다.

두 번째는 함께 연구하는 교수들과 함께 2박 3일 일정의 관광으로 방문했다. 그때도 온천욕을 한 기억밖에 없다. 일본은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가장 최근의 방문은 2016년 7월 13일부터 나흘이다. 그때는 삿포로와 홋카이도를 제대로 보려고 3박 4일의 계획을 나름대로 꼼꼼히 세웠다. 기억에 남는 곳으로는 이번 마라톤 대회가 열렸던 오도리 공원이다.

이 공원은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시내 중심부에 있다. 북쪽으로 홋카이도대가 있다. 1918년 설립된 일본의 국립대다. 대학에는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는 말로 유명한 윌리엄 클라크의 동상이 있다.

홋카이도대는 일본의 대학평가에서 5~7위에, 세계 대학평가에서 130위 내외의 등수에 올라있다. 농과대와 수산대가 전통적으로 유명하다. 전 과목 수업을 영어로 하는 과학기술학 협동과정 프로그램도 특별하다.

홋카이도 전체를 살펴보기에는 나흘로 부족했다. 삿포로를 방문한다면 버스로 30분 정도 북서쪽으로 떨어진 북유럽풍의 항구도시 오타루시(小樽市)를 관광할만하다. 유리로 만든 장식품 가게가 유명하며, 바다에서 도시 안으로 물을 끌어들여 만든 운하 옆을 걸어볼 만하다.

▲ 오타루시의 선물가게

또한 삿포로에서 남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노보리베쓰 온천(登別温泉)도 갈만하다. 황토색 계곡을 따라 유황 연기가 여기저기서 올라오며 진흙 속에서 물거품이 뽀글뽀글 나오는 지옥 온천이 이곳에 있다.

느낌상으로는 미국 와이오밍, 몬태나, 아이다호에 걸친 옐로스톤 공원 일부를 옮겨놓은 듯했다. 또한 중국 쓰촨성의 비경인 주자이거우(九寨溝)에 있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규모 면에서 노보리베쓰 온천이 옐로스톤이나 주자이거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최상의 관광지로 꼽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 노보리베쓰 온천

북반구 바다에 있어서인지 삿포로의 분위기는 미국 알래스카 북쪽 도시인 페어뱅크스와 비슷했다.

 

 

 

 

심재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storyofseoul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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