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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저널리즘, 저널리즘의 새로운 접근법

기사승인 2021.10.16  15: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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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소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스페이스십 미디어라는 매체를 3부에 걸쳐 소개합니다. 
 
스페이스십 미디어의 프로젝트들은 참가자의 마음을 바꾸어 놓지 못했다. 총기 지지자는 여전히 총기 지지자였고, 반대자는 여전히 반대자로 남았다. 앨러배마 출신 트럼프 지지자는 프로젝트가 끝나도 트럼프 지지자였고, 캘리포니아 출신 클린턴 지지자들도 변화가 없었다. 2018년 10월 23일 스페이스십 미디어의 활동을 소개한 니먼 리포트의 리키 모렐 기자는 다음과 같이 물었다. “이러한 노력은 (중략) 단순히 소외된 집단 사이의 대화를 이끌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정책 변화로 이어지는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서인가?” 스페이스십 미디어의 프로젝트들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스페이스십 미디어의 프로젝트가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안의 한정된 울림으로만 머문 것은 아니었다. 스페이스십 미디어가 2018년 4월 첫째 주부터 한 달간 진행했던 ‘총기 소지에 대한 미국인의 대화(Guns, an American Conversation)’ 프로젝트엔 12명의 언론인이 초대됐다. 기자가 기사 아이디어가 있거나 의견을 듣고자 하는 경우, 직접 접근해 취재하도록 했다. 스페이스십 미디어가 2018년 8월부터 11월 중간선거까지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다른 수백 명의 여성들을 전국에서 모아 대화시킨 프로젝트, ‘The Many’에서 협력사인 앨러배마 미디어 그룹의 기자 애비 크레인은 참가자들을 관찰한 결과로 새로운 기사를 쓸 수 있었다.  
 
BBC도 비슷한 방식으로 기사를 얻는다. BBC의 소셜 미디어팀은 참여하기 힘든 청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Teen Mums'라는 비공개 그룹을 만들었다.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을 몇 달에 걸쳐 운영한 결과 전통적인 뉴스 수집을 통해 찾을 수 없었을,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얻어낼 수 있었다. BBC의 소셜 미디어 에디터인 마크 프랭클(Mark Frankel)이 2018년 7월 11일 자신의 기사에서 밝힌 이야기다. 소셜 미디어 속 공중들의 대화에 귀 기울인다는 점에서 스페이스십 미디어의 접근법과 비슷하다.
 
제프 자비스(Jeff Jarvis) 뉴욕시립대학교 저널리즘 대학원 교수는 2017년 5월 25일자 애틀랜틱이라는 잡지 기고에서 스페이스십 미디어 접근법의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언론은) 먼저 대중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중략) 미디어에서 우리는 더 이상 모든 시민이 우리의 컨텐츠를 찾아오게 할 수 없고, 우리 혼자만이 해결책인 양 할 수 없다. 언론인은 시민이 대화를 나누는 곳으로 가서 경청하고 가치를 가져와야 한다.” 
 
BBC의 프랭클도 언론인이 공중의 대화가 존재하는 플랫폼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서비스하는 대중이 채팅 앱, 소셜 미디어 그룹 및 기타 P2P 환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는 곳에서 그들과 교류할 기회를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 아만다 리플리 (출처=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 홈페이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개발한 사람들을 3개월간 인터뷰하고, ‘Complicating Narratives’라는 기사를 쓴 아만다 리플리(Amanda Ripley)는 스페이스십 미디어의 프로젝트가 공중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녀는 2018년 6월 28일에 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에 올린 글에서 언론이 공중의 갈등을 확대시킨 주범이라고 말했다. 언론 자신이 생각한 스토리에 맞춰 갈등하고 있는 양측의 입장을 가공하면서, 공론장의 갈등이 커지는 걸 방치해왔다는 주장이다.
 
뉴욕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인 티나 로젠버그(Tina Rosenberg)가 2018년 8월 7일 자신의 칼럼에서 들었던 예시를 빌리자면 이런 식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의 대통령을 지지하는 앨라배마의 복음주의자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단순화해 표현한다. 그들 중에는 정말로 인종 차별 주의자가 있을 수 있고, 몇몇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언론은 그것을 의도적으로 무시한다.
 
결과는 갈등의 심화다. 언론 보도를 접한 시민들은 갈등의 상대방에 대한 왜곡된 인상을 가지게 된다. 리플리가 2018년 6월 28일 자신의 기사에 인용한 퓨 리서치 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은 서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공화당원들은 민주당원들이 실제보다 더 진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리플리는 기사에서 스페이스십 미디어의 공동 설립자인 제레미 헤이의 말을 소개한다. “갈등을 그대로 방치하는 지금에 만족한다면, 저널리즘은 사람들이 갈등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자신의 힘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갈등은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리플리는 기사의 복잡성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언론인이 생각하는 이야기에 맞지 않는다고 인용문을 잘라내선 안 되며. 언론은 사람들이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공론장에 드나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리플리는 언론이 직접 대화를 주최하고, 대화를 중재한 사례로 스페이스십 미디어의 ‘The Many’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 ‘The Many’ 프로젝트 이미지 (출처=스페이스십 미디어)
‘The Many’ 프로젝트의 참가자들은 마음을 바꾸지 않았지만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앨라배마주 버밍엄 출신의 민주당원 캔드리카 서튼은 ‘The Many’ 프로젝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힘든 대화를 나누면서 실제 관계를 치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리키 모렐의 2018년 10월 23일자 기사에서다.     
 
하지만 스페이스십 미디어가 했던 것처럼 기자들이 공중의 대화를 복원하는 일은 쉽지 않다. 수준 높은 중재 실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화는 때로 과열된다. 중재자는 서로를 향한 비난을 막아서야 한다. 말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북돋우고, 말을 너무 많이 한 사람들에겐 자중하라고 해야한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News Co/Lab 블로그에 크리스티 로슈케가 2019년 4월 25일에 올린 기사에서 스페이스 미디어의 협력사였던 프레즈노 비의 기자 칼릭스는 대화를 만들고 촉진하는 스페이스십 미디어의 전문 지식이 프로젝트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스페이스십 미디어는 대화저널리즘을 위한 프로세스 7단계를 개발했고, 이를 상표로 등록했다. 홈페이지에 대화 저널리즘 7단계를 수행하기 위한 도구함(toolkit)을 제공하고 있다.
 
▲ 도구함 다운로드 화면 (출처=스페이스십 미디어)
<표1>
스페이스십 미디어의 대화 저널리즘은 네 가지의 기본 질문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① 다른 커뮤니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② 그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한다고 생각합니까? ③상대방이 당신에 대해 무엇을 알기를 원하십니까? ④다른 커뮤니티에 대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이 네 가지 질문은 그들이 ‘The Build’라고 부르는 첫 번째 단계다. 갈등이 있는 집단을 식별하고 이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설계해 참여자를 모집한다. 
 
3단계인 ‘The Welcome’에서는 특정 정치적, 사회적 또는 문화적 아바타가 아닌 개인으로 서로를 소개할 수 있도록 설계된 환경으로 참가자들을 모은다. 스페이스십 미디어는 주로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을 이용한다. 다만, 여기서 참가자들은 실명으로 참가해야 한다. 
 
그리고 4단계인 ‘The Experience’ 단계에서는 참가자들이 서로 깊이 경험할 수 있도록 대화를 지원한다. 대화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밈은 사용할 수 없다.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차트나 기사를 게시할 수 없다. 
 
‘The Carry’라고 불리는 5단계에선 대화를 면밀히 조정해 사람들이 서로 정중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페이스십 미디어의 창립자인 이브 펄먼은 니먼리포트의 에두아르도 수아레즈가 2018년 6월 27일에 쓴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조정은 우리가 이미 구축한 관계에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조정부터 하지 않는 이유는 서로를 알아가고, 스스로가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중재자는 때론 댓글을 삭제하지만 그런 일은 드물다고 했다. 
 
6단계에서는 참가자에게 논의에 필요한 기사 및 연구 정보를 제공하고, 참가자의 토론을 위해 몇 가지 사실들에 동의할 수 있도록 있도록 돕는다. 스페이스십 미디어는 이를 “합의된 사실 구축”이라고 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뉴스룸 파트너와 함께 커뮤니티 간의 대화에서 생성된 기사를 공개한다. 기사를 공개할 때, 대화는 사회적으로 증폭된다. 
 
프로젝트 참여자에게는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프로젝트에서 스페이스십 미디어는 협력사에게 수수료를 받는다. 협력 방식은 온라인 교육만 제공하기도 하고 프로젝트의 전 과정에 스페이스십 미디어가 개입하는 방식도 있다. 협력사의 기자들은 중재자로 주로 참여한다. 토론을 지켜보다가 기사를 쓰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접근해 인터뷰하기도 한다.  
 
2017년 1월 30일 첫 번째 프로젝트를 마치고 복스 미디어의 코랄과 인터뷰를 했던 제레미 헤이는 다음 단계를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추가 프로젝트를 찾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분쟁 중인 수많은 커뮤니티가 있으며 저널리즘과 스페이스십 미디어가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스페이스십 미디어는 여전히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그들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News Co/Lab와 협업했다. 시민 대화(Civil conversation)의 방법을 알리고, 선거나 기타 중요한 주제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프로젝트였다. 20021년 5월 27일엔 백신 오보에 대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자사의 SNS에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김보라 기자 storyofseoul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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