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제303회 제3차 본회의는 11월 17일 열렸다. 예정보다 조금 늦은 10시 21분에 시작됐다.

안건은 6건이었다. 회의를 시작한 지 5분도 안 돼 빠르게 가결됐다. 다음은 서울시정과 교육행정에 관한 시정 질문이었다.

가장 먼저 김화숙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이 통일적이지 못한 서울시 복지서비스를 비판했다. “끝없는 센터와 끝없는 재단, 끝없는 쉼터. 시민들이 헷갈려서 이용 못 합니다.”

서울시에는 청년 일자리 센터, 어르신 취업 지원센터, 노숙인 일자리지원센터가 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적에서 설립했다. 일부는 실적이 저조하지만 서울시는 그대로 남겨둔 채 또 다른 센터를 만들었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서비스는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시스템이 좋아도 복잡해서 이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서 행정서비스체계가 마련되다 보니 서비스가 효율적으로 제공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시스템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시민이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김 의원은 복지본부 공무원이 나태하다고 질책했다. 그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3년째 활동하는데 직원들이 업무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고 했다.

▲ 김화숙 의원(오른쪽)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시정 질문을 하는 모습(출처=서울시의회 홈페이지)

다음으로 박기열 의원(더불어민주당·동작구 제3선거구)이 시정 질문에 나섰다. 그는 “시장님 그동안 재직하면서 본인이 생각하실 때 시민들로부터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업적이 있다면 간단하게 몇 가지만 한번 말씀해보시죠”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허허. 글쎄요. 한 가지 단위사업이나 프로젝트를 말씀드린다기보다도 10년 전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 직원들과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큰 자랑으로 생각합니다.”

박 의원은 화면에 백년다리와 노들섬 사진을 보여주며 “시장님께서 전임 시장님이 하신 일 중에서 감사와 조사를 지시했어요. 왜 하셨을까요? 우문현답을 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박원순 지우기’가 아니냐는 취지였다.

이에 오 시장은 “첫 보고를 받았을 때 부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전임 시장의 의지가 너무 강해 공무원도 마지못해 동의한 게 아닐까 하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백년다리는 한강 남측과 노들섬을 잇는 공중보행 다리를 놓는 사업으로 2019년 3월 박원순 시장 때 추진됐다. 노들섬의 보행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올해 8월 중단됐다. 국가상징거리 조성계획과 관련해 종합적인 계획을 재검토하겠다는 게 이유였다.

박 의원이 언성을 높이며 “시장님 그러면 그거 다 공무원 탓으로 돌릴 것입니까?”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여태까지 차분하게 하시다가 왜 이렇게···”라고 했다.

이어서 오 시장은 “특정 시장님 사업이라고 보면 곤란하다”며 “국가상징거리 사업이라는 큰 틀 아래 서로 조율된 형태를 만들어가는 게 바람직한데, 백년다리 사업은 조금 앞서가는 느낌이 있다”고 답변했다.

송도호 의원(더불어민주당·관악구 제1선거구)은 서울시의 시립병원이 다른 병원과의 연계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화 비율이 높아지는데 급성기 병원을 제외한 다른 시설이 부족해 의료공백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급성기 병원은 급성질환이나 응급질환으로 입원하여 치료를 담당하는 병원을 말한다. 만성기 병원은 급한 치료보다는 재활이나 요양이 필요한 환자가 가는 병원을 뜻한다.

아급성기 병원은 급성기 병원에서 수술이나 치료를 받고 나서 의료 처치가 추가로 필요한 사람을 돌보는 병원을 말한다. 다시 말해,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진료하는 곳이다. 급성기 병원과의 연계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커뮤니티 병원’이라고도 불린다.

서울시 시립병원 12곳 중에서 4곳은 급성기 병원이다. 아급성기 병원은 없다. 그마저도 정신과 전문병원 3곳과 치과병원, 어린이병원, 은평병원을 제외한 6개 병원은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운영된다.

송 의원은 “서울시의 노령인구 대비 요양병원이 6대 광역시 평균의 30% 수준으로 급성기 치료 이후 가정복귀를 지원하는 자원이 취약한 상황이다. 의료급여수급권자 수 대비 공공의료기관 병상은 전국 평균의 77%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은 적절한 시기에 재활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지 못해 급성기 의료기관에서 재활치료를 위해 입·퇴원을 반복하며 병원을 떠돈다”며 최근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재활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솔직히 지금까지 구체적인 사정을 잘 모르고 어렴풋이만 듣고 있었는데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주시는 것을 듣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이어서 “서울시 시립병원에서 전국 최고의 우수한 의료·보건 인력을 활용해 전국 최초로 시립 커뮤니티 병원을 설립하여 서울시민의 건강증진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시에 시립 커뮤니티 병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질의 내내 차분하면서도 공손한 말투였다. 질의를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오자 다른 의원이 “잘했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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